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본 콘텐츠는 자연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인류가 가장 오랜 기간 양식한 물고기 ‘잉어’
잉어는 전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지에서 널리 양식되어온 어류입니다. 인류가 양식한 어류 중에는 가장 오랜 물고기로, 기원전 약 500년 경에 저술된 중국 서적에도 상세한 잉어사육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형태는 길고 감람녹색을 띄며 입 가장자리에는 두 쌍의 수염이 있어 수염이 없는 붕어와 구별하는 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신비하고 다양한 물고기가 있듯, 물고기를 활용한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잉어[사진/flickr]
잉어[사진/flickr]

‘사자(四字)야! 놀자’ ‘어란토붕(魚爛土崩)’입니다.
→ 물고기 어(魚) 문드러질 란(爛) 흙 토(土) 무너질 붕(崩)

‘어란토붕(魚爛土崩)’이란
물고기가 문드러지고 흙이 무너진다는 뜻으로,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 분열되고 무너지는 것을 말합니다. 한 권력자의 부패한 정치로 인해 온 사회가 혼란하고 국민이 해를 입는 상황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어란토붕(魚爛土崩)’ 이야기

《한기(漢紀)》 〈효혜황제기(孝惠皇帝紀)〉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군주가 도(道)를 잃으면 천하가 두루 그 피해를 입고 백성이 한 번 어지러워지면 물고기가 문드러지고 쌓인 흙이 무너지듯 하여 바로잡고 구제할 수 없다. 현인과 군자는 다시는 무거운 책임을 벗을 수 없게 되고 사람들은 더 이상 옮겨 갈 곳이 없게 된다. 이는 백성과 군주 모두를 해롭게 하는 것이며 상하를 모두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人主失道, 則天下遍被其害, 百姓一亂, 則魚爛土崩, 莫之匡救. 賢人君子復無息肩, 衆庶無所遷徙, 此民主俱害, 上下兩危.]”

천자와 제후가 각각 그 자리에서 맡아야 할 역할을 바른 도로써 이행하지 못했을 때 빚어지는 상황에 대한 글이다. 고대 문왕과 무왕 같은 성군이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군주가 천하를 소유하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을 위해서였기 때문이었고, 제후들이 백성을 자식처럼 아끼고 나라를 자기 집처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황제의 전횡이든 제후의 탐욕이든 한 나라의 군주가 군주의 도를 제대로 펼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위아래 할 것 없이 온 나라 사람이 해를 입고 모두가 망하게 된다. 다른 나라의 공격이나 침범에 의해서가 아니라도 국가 내부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면 그 나라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마치 물고기가 내장부터 썩으면 다시 생명을 구할 수 없고, 단단히 쌓여 있던 흙이 무너져 내리면 다시 복구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듯이 말이다.

리더의 중요성 ‘어란토붕(魚爛土崩)’
리더는 목표의 달성이나 방향에 따라 집단이나 단체를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또 의사 결정에 큰 역할을 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리더가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구성원들을 내팽개친다면 그 집단은 속에서부터 문드러져 ‘어란토붕’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단체가 지니고 있는 힘을 맘껏 발휘하고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올바른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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