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아이언맨’으로 시작해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이어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히어로물의 전집이자 정석이다. 이러한 부흥기에 마블 코믹스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또 다른 히어로집단 ‘엑스맨 유니버스’. 이들이 멀티버스를 통해 만나기를 기다리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엑스맨 유니버스의 수많은 히어로 중 ‘아이언맨’과 같은 실질적인 주인공은 ‘울버린’인데, 배우 휴 잭맨의 ‘울버린’이 <로건>으로 그 작별을 고했다. 히어로의 숭고한 마지막을 그린 영화 <로건>에 대해 알아보자.

영화 '로건' 스틸컷
영화 '로건' 스틸컷

<영화정보>
로건(Logan, 2017)
액션, 판타지, 슈퍼히어로 // 2017. 03. 01 // 미국
감독 – 제임스 맨골드
배우 – 휴 잭맨(로건/울버린 역), 다프네 킨(로라/X-23 역)

영화 '로건' 스틸컷
영화 '로건' 스틸컷

<돌연변이 소녀를 떠맡게 되다>
외로이 차에서 자고있는 울버린 ‘로건’. 늙은 로건은 세계를 여러 번 구해낸 과거의 영광이 무색하게 리무진 택시로 일하며 근근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있던 그에게 웬 여자가 ‘울버린’임을 알아보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를 모른척한다. 이후 병원으로 가 직원에게 뒷돈을 주고 웬 약을 받았는데, 한 남성이 도움을 청하는 여자를 못 봤냐고 물으며 명함을 건넸고, 이에 숨어 사는 자신이 꼬리를 밟힌 것을 직감한다.

약을 받아 은신처로 돌아온 로건. 그곳에는 노쇠하고 노망난 프로페서 X, 찰스 자비에가 있다. 로건이 받아온 약을 찰스에게 놓자 정신이 돌아온 그가 주변에 돌연변이가 발생했음을 감지했고, 그 돌연변이를 구하자고 로건에게 말한다. 하지만 로건은 ‘세상에 더 이상 돌연변이는 없다’며 찰스를 침대에 눕힌다.

계속해서 택시 일을 하는 로건은 콜을 받고 한 모텔로 간다. 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한 로건은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데, 바로 그때 안에서 갑자기 앞서 도움을 청했던 여자가 나왔다. 여자는 아이를 5만 달러에 목적지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돈이 필요했던 로건은 결국 승낙하고 잠시 은신처에 다녀온다 말하며 자리를 뜬다.

다시 모텔로 돌아오니 여자는 살해당한 후였고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일이 꼬였음을 알아챈 로건은 서둘러 은신처로 돌아갔는데 그곳엔 여자아이가 혼자 와 있다. 찰스 자비에는 이 아이가 자신이 말했던 돌연변이 ‘로라’라고 말한다. 로라의 능력은 무엇일까. 또 얼떨결에 로라를 떠맡은 로건은 찰스 자비에와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까.

영화 '로건' 스틸컷
영화 '로건' 스틸컷

<하고 싶은 이야기>

- 히어로도 사람이다
대부분의 히어로물은 히어로의 탄생, 각성, 빌런 퇴치 등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그 안에서도 사랑, 우정, 가족 등이 그려지긴 하지만 여전히 초점은 액션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 <로건>은 제목부터 히어로 울버린이 아닌 인간 로건의 모습을 그려낸다는 걸 보여준다. 또 ‘로건’은 전개 방식이나 진행 속도가 비교적 차분한데, 그 속도감 덕분에 주인공에게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고 감정선을 따라가기에 수월하다.

영화 '로건' 스틸컷
영화 '로건' 스틸컷

- 기존 시리즈와 독립한 영화
영화 <로건>을 보면 앞선 영화들과 연결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멀티버스’의 개념이 구체화 되기 전 시리즈물의 한계 중 하나는, 바로 시간대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휴 잭맨은 이러한 한계가 있으면 감독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제작사에 자유로운 시간대 조정을 요청했고, 이에 결정된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앞선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결말 이후 6년이 지난 2029년이라고 한다.

작품 전체 내용을 봐도 외전의 느낌이 강하다. 이번 영화에선 오랫동안 돌연변이가 새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배경이며, 다른 동료 히어로들의 생존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 외에도 등장하는 다른 돌연변이는 극소수이며 영화는 결국 휴 잭맨이 연기한 울버린의 은퇴를 기리기 위해 온전히 ‘로건’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로건' 스틸컷

휴 잭맨의 울버린은 열 편 가까이 영화에 등장하며 강인한 마초의 면모를 보여왔다. 하지만 영화 <로건>에서는 가족애를 느끼며 서서히 아빠가 되어가는 모습과 히어로의 숭고한 마지막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로건의 마지막 대사 하나로 엑스맨 시리즈와 한 시대의 막을 내리는 장엄한 연출은, 긴 세월 고생한 배우와 그 캐릭터를 사랑했던 관객들도 납득할 만한 결말이다. 새로운 세대를 위해 희생하는 로건의 모습. 애잔함이 남는건 필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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