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최지민pro] 어떤 일이든 첫 시작에는 굉장한 설렘과 기대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갓 결혼을 한 새내기 부부들은 그동안 꿈꿔왔던 결혼 생활의 로망을 실현한다는 생각에 더욱 행복해하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신혼 기간을 허니문 기간이라 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굉장히 달콤하고 설레는 기간이다. 그리고 요즘 대한민국 또한 이처럼 달콤하고 설레는, 그리고 희망찬 느낌이 가득한 허니문 기간이다.

지난 5월 9일 대통령 선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리고 취임 후 문 대통형의 소통 행보와 적폐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들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며 응원한다. 언론과 정치권 또한 문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지지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처럼 취임 초기 대통령의 행보에 비판을 자제하고 그 모습을 응원하는 기간을 ‘허니문 기간’이라 한다. 정권을 이양 받은 임기 초반에는 다소 서투른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 그런 부분들을 감안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허니문 기간을 비판을 자제하는 기간으로만 여기는 것은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허니문 기간’의 원조는 1993년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취임 직후이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시작된 의회 특별 회기 100일 동안 의회와 손을 잡고 경제 위기 극복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를 통해 경제 위기 탈출의 기반을 닦았다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즉, 허니문 기간이란 정부 초기에 견제 세력들이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국가를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기간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올바르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근래 우리나라의 전 대통령들의 허니문 기간은 얼마나 되었을까? 바로 전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약 6개월의 허니문 기간을 가졌다. 취임 후 6개월까지는 67%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기초연금 공약 파기 기자회견 후 지지율은 48%까지 떨어졌고, 세월호 사건 이후 추락세는 지속됐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 달가량으로 가장 짧은 허니문 기간을 보냈다. 취임 후 지지도는 52%였지만 이른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권)’ 인사 파동을 겪은 후 지지율이 38%까지 떨어졌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무려 87%로 국민 대다수가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외신들 또한 눈 여겨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을 한국의 오바마라 칭하며, 소통을 중시하는 행보와 탈권위적이며 소탈한 모습이 지지율이 높은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대한민국이 직면한 사드 배치, 재벌 개혁,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허니문 기간은 달콤하다. 하지만 역대 정부의 허니문 기간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허니문 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결혼 후 신혼의 느낌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는 부부들에게서 이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다. 결국 답은 ‘초심’이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 마음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이 신혼의 설렘과 행복을 계속해서 지속시켜주는 것이다. 

높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에 사람들은 ‘꽃길’을 걷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에 취해 초심을 잃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허니문 기간도 짧게 막을 내릴 것이다.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정부, 상식이 통하고 모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정부.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초심이 임기 말까지 이어져 역대 가장 긴 허니문 기간을 기록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