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인류의 문화는 계속해서 다음 세대로 전승이 되고, 그로 인해 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공동체 의식을 가지며 또 그 안에 담겨 있는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이처럼 귀중한 문화재 중 보존해야 할 가치가 크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유네스코에서 세계 유산으로 지정한다. 이렇게 지정되는 문화재에는 건축물, 유적, 유물 등이 있지만 음악, 춤, 행사 등 형태가 없는 것들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류 무형 문화유산 중 우리가 과거의 전통을 직접 보고, 듣고, 즐기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축제 중 하나인 ‘강릉단오제’

출처 _ 위키미디어

강릉 단오제는 단옷날을 전후해서 펼쳐지는 강릉 지방의 향토 제례 의식이다. 예로부터 강릉지방 사람들은 단오제에서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 자연 재해를 입지 않고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강릉 단오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허균에 의해 기록됐는데, 김유신이 삼국통일 후 죽어서 대관령의 산신령이 됐고, 5월이면 사람들이 대관령에서 이 신에게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 강릉 단오제가 됐다고 한다. 

음력 5월 5일인 단오에 산신령과 남녀 수호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대관령국사성황모시기’를 포함해 강릉 단오굿이 열리고, 전통 음악과 민요 ‘오독떼기’, 관노 가면극, 시 낭송 및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현재는 강릉 단오제에 대한 많은 홍보로 많은 방문객들이 제례 의과 다양한 체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강릉 단오제가 5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개최된다. 강릉단오제 현장에서 국내 최고, 최대의 규모의 난장과 강릉단오문화체험, 씨름과 그네 등 민속놀이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강릉 단오제에서 옛 조상들의 흥과 맛, 그리고 전통을 느껴보길 바란다. 

두 번째,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전달해 준 ‘남사당놀이’

출처 _ 위키미디어

‘남자들로 구성된 유랑 광대극’라는 뜻의 남사당놀이는 2009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야외 마당에서 펼쳐지는 남사당놀이는 풍물과 덧뵈기, 어름 등을 통해 시골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서 풍물은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타악기를 이용한 공연이고, 덧뵈기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묘사하는 마당놀이다. 그리고 어름은 높이 매달린 외줄 위에서 곡예를 부리며 바닥의 어릿광대와 재담을 주고받는 놀이다.

남사당놀이는 이처럼 재미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특히 탈춤과 꼭두각시놀음에서는 남성 중심인 사회에서 여성들과 하층민들이 얼마나 억압받으며 살았는지를 놀이로 보여준다. 또 공연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음악과 춤, 연극이 함께 녹아 있는 남사당놀이는 종합 민속 예술이자 광범위한 한국 공연 예술을 대표하기도 한다. 한국 공연 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남사당놀이가 앞으로도 잘 보존되어 후대에도 즐거움과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세 번째, 조선 왕조의 조상들에게 바치는 유교 의례 ‘종묘 제례’

출처 _ 위키미디어

종묘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 그리고 나라에 공적이 있는 공신들의 신주를 모셔놓은 사당이다. 종묘 제례는 이곳에서 행하는 제향 의식으로 조선시대의 나라 제사 중 규모가 크고 중요한 제사였기 때문에 ‘종묘대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종묘 제례는 제사를 지내는 예법과 예절에 있어서 모범이 되는 의식이기에 매우 엄격하고 장엄하게 진행된다. 종묘 제례에서는 왕족의 후손들이 제례를 조직하고 제관과 왕족들이 복장을 갖춘 후 음식과 술을 제기에 담아 조상에게 바친다. 의례의 절차는 15세기에 정해졌고, 이 때 정해진 형식과 순서가 오늘날까지도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굉장히 높다. 

종묘제례는 해방 이후 한 때 폐지되기도 했으나 1969년부터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에 종묘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종묘 제례에서는 신을 맞이하는 영신례와 신이 즐기도록 하는 절차, 마지막으로 신을 보내드리는 송신례 등을 직접 볼 수 있고, 우리 고유의 음률로 만들어진 종묘제례악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외에도 한국의 전통 무술인 택견, 한국의 서정민요인 아리랑, 처용무, 판소리, 강강술래 등 다양한 문화들을 유네스코가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해두었다. 세계적으로도 보존할 가치를 인정받은 우리의 문화유산들. 다음 후손들에게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욱더 우리의 문화를 계승하고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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