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겉보기엔 호황, 속은 엉망인 ‘포템킨 경제’ [지식용어]
빛 좋은 개살구? 겉보기엔 호황, 속은 엉망인 ‘포템킨 경제’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유진 인턴기자
  • 승인 2017.01.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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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유진 인턴] 3, 4년 전 러시아 경제 상황을 두고 ‘포템킨 경제’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었다. 연평균 7%씩 성장하던 러시아 경제가 푸틴이 재집권한 2013년 1.3%로 추락했고,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귀속된 크림 사태 이후에는 루블화 약세, 주가 하락, 국가 신용등급 강등 그리고 외국 자본까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러시아 경제를 ‘포템킨 경제’라고 칭했기 때문이다.

포템킨 경제는 겉으로 봤을 때는 좋아 보이지만 내부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은 썩어있는 경제를 뜻한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빛 좋은 개살구’와 비슷한 의미다.

▲ 출처/flickr

이 용어의 유래, 18세기 러시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1787년 러시아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배를 타고 새 합병지인 크림반도 시찰에 나섰다. 당시 크림반도는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던 빈민 지역이었다.

그 지역 총독이었던 그레고리 포템킨은 예카테리나 여제의 총애를 받아 여러 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포템킨은 자신이 통치하게 된 크림반도를 풍요로운 지역인 것처럼 보이게끔 하여 여제의 환심을 사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가난한 마을 모습을 감추려 영화 세트 같은 가짜 마을을 급조했고 여제가 시찰에 나섰을 때 여제가 탄 배가 지나가면 연출 세트를 해체해 여제가 방문할 다음 지역에 또 갖다 세웠다. 결국 배를 타고 강 너머에서 크림반도 지역들을 둘러보았던 여제의 눈에는 크림반도가 개발된 땅인 것처럼 보였고 결국 포템킨은 여제의 환심을 살 수 있었다.

이러한 포템킨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가공의 도시는 ‘포템킨 빌리지’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이는 초라한 현실을 은폐하고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꾸며내어 겉만 번지르르하게 연출된 상황을 의미한다.

지난 2011년 러시아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러시아의 한 도시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방문이 결정된 뒤 대대적인 환경 미화 작업이 벌어졌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깔아놓았던 잔디가 푸틴 방문 이후 통째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이 잔디에 포템킨 잔디라는 이름을 붙여 푸틴에게 잘 보이고자 임시적으로 잔디를 깔았던 공무원의 전시행정을 비판했다.

이러한 의미를 경제상황에 적용시켜보면 포템킨 경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포템킨 경제란 겉으로 보았을 때는 호황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호황과는 거리가 먼, 매우 상황이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옛 소련 해체 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등이 자주 사용하면서 경제용어로 자리 잡았다.

겉으로 봤을 때 탄탄해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속을 자세히 보았을 때 문제가 많은 포템킨 경제. 이러한 경제 상황은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상대국에게 겉으로 보이는 것만 제시하며 당장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길게 가지 못할 것이며 결국 그 부실함에 의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국에게도 큰 피해를 안겨 줄 수 있다. 국가 신뢰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포템킨 경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내실을 탄탄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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