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2105년 화성에서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이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영화의 주인공이 화성탐사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은 건지지만 홀로 화성에 남겨지게 된다. 그 후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며,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데 이 영화를 관람 한 사람이라면 문득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 바로 “가능한 일일까”라는 의문이었다.

사실 이러한 궁금증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리고 해답을 찾기 위한 관계기관들의 노력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의 하와이에서는 ‘화성탐사 모의실험’이 이루어 졌고 지난 28일 1년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 영화 '마션'의 이야기는 과연 가능할까? [사진/영화'마션'스틸컷]

하와이의 ‘마우나로아’에서 진행된 화성탐사 모의실험의 정식 명칭은 ‘하와이 우주탐사 아날로그 시뮬레이션(HI-SEAS)로 하와이 대학이 미항공우주국 NASA의 지원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는 프랑스 우주생물학자, 독일 물리학자와 비행사, 미국 건축가, 의사, 토양학자 등 6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마우나로아의 해발 2500m 지점에 세워진 지름 11m, 높이 6m, 2층짜리 돔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1년간 함께 지냈다. 그런데 왜 하와이의 마우나로아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일까? 이곳은 동식물이 거의 살지 않고 현무암으로 뒤덮여 있어 사막과 유사한 ‘화성’의 환경과 닮았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취지는 향후 20년 안에 인간이 화성에 발을 디딜 것에 대비해 화성과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척박한 환경에서의 육체적 어려움뿐 아니라 인간이 극단적 환경에서 단체 활동을 하면서 어떤 행동과 심리를 보이는지 관찰, 예측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유는 몇 년씩 고립돼 있다 보면 극도의 외로움과 우울을 겪고 성격 차이로 갈등도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와이 우주탐사 모의실험은 철저하게 화성의 상황을 구현 하려 노력했다. 그에 따라 연구진은 화성에서 사는 것과 똑같이 돔 밖으로 나올 때는 우주복을 입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 관제센터’와 교신하거나 가족, 친구와 연락할 때도 한마디를 하고 20분을 기다려야만 했다. 이유는 약 540만㎞ 떨어진 지구와 화성 사이의 교신에 걸리는 시간이 20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돔 안에서 태양에너지로 예열된 오븐에 밥을 하고 약한 중력에 대응해 운동을 하며 지냈다.

1년간 진행된 실험결과 연구팀은 실험 결과 화성 탐사 임무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해 냈다. 먼저 영화 ‘마션’에서 키웠던 감자 대신 마우나로아의 척박한 토양에서 태양광으로 밝힌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토마토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세상과 단절된 상태의 프로젝트 진행기간 동안 소소한 다툼은 있었지만 건강 문제로 먼저 떠난 한 명을 빼고 돔을 나간 사람은 없어,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탐사임무가 ‘가능하다’라는 평이 나온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마치며 연구팀은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화성 탐사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러시아 지역에서 2011년 520일간 진행한 실험 이후 두 번째로 긴 화성 적응 훈련으로 꼽힌다. 그리고 이번 실험이 마지막이 아니라, 내년 1월부터 8개월짜리 훈련을 또 진행한다고 해당 연구팀은 밝혔다. 과연 ‘마션’의 영화적 발상이 현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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