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인스턴트 커피만 먹다가 처음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맛봤을 때 ‘이게 커피구나’라며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카페를 들락거리며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를 외친 것은 몇 번이던가. 매일 같이 커피를 즐겨온 내가 또 다시 ‘이게 진짜 커피구나’라는 말을 하게 될 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내게 커피의 또 다른 즐거움을 알려준 것은 바로 콜드브루 커피. 차가운 물로 장시간 우려내는 저온추출방식인 콜드브루는 뜨거운 물로 추출한 커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깊은 풍미가 있다. 콜드브루라고 하면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사람도 많겠지만,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더치커피와 같은 말이다. 다만 더치커피는 네덜란드풍 커피를 이르는 일본식 명칭으로 정식 명칭은 콜드브루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먼저 불기 시작한 콜드브루 열풍이 우리나라에서도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조금씩 번져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전세계 각각의 커피 산지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커피 원두를 즐기는 스페셜티 커피가 주목 받으면서, 스페셜티의 특별함을 잘 살려주는 추출방식인 콜드브루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주듯 지난 8일 방송된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는 콜드브루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콜드브루는 미국 국가대표 바리스타인 찰스 바빈스키(2015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우승 차지)가 운영하는 스페셜티 전문 카페로 유명한 L.A의 G&B커피의 대표적인 메뉴이기도 하다.

콜드브루 스페셜티 커피를 제대로 맛보려면 다소 인내가 필요하다.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을 이용해 한 방울씩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에 걸쳐 커피를 내리게 된다. 어렵게 얻는 귀한 커피라 해서 ‘커피의 눈물’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그 정성스러운 추출과정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콜드브루가 커피의 향과 맛을 살리는데 유리한 이유는 산화 정도 때문이다. 차가운 물을 사용하는 콜드브루 방식에서는 커피의 산화가 에스프레소 머신의 1/3 정도에 불과하다. 덕분에 더 부드러우면서 깊은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것.

커피 본연의 개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보니 우유와 함께 라떼로 즐길 때도 풍미가 더 깊어진다. 콜드브루로 내린 커피를 4배 정도 되는 우유에 천천히 부으면서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면 홈카페에서도 ‘인생 라떼’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콜드브루 경험자들의 조언.

세상은 넓고, 커피의 종류는 다양하다. 또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그 동안 뜨거운 커피만 커피의 전부라고 생각해 왔다면, 이제 콜드브루로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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