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종화] 유승호, 박민영 주연의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그 출발과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된 주·조연 라인업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독특한 소재도 인기에 한 몫 하는데요. 극의 주인공 서진우(유승호 분)는 ‘과잉 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는 변호사로 등장합니다.

▲ [출처/리멤버 공식 홈페이지]

‘과잉 기억 증후군’은 자신의 삶에서 겪은 모든 사건과 경험에 관한 기억을 과도하게 가지고 있는 상태로, ‘무한 용량의 뇌 하드디스크’ 혹은 ‘인간 자서전’이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는 일종의 기억장애인 셈입니다.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 당시에 느꼈던 생생한 감정들을 모두 뇌에 저장합니다. 합격의 생생한 기쁨, 이별의 아픔은 물론 몇 해 전에 친구와 나눴던 소소한 대화 내용, 그 날 먹었던 과자의 개수까지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뇌'의 문제라고 추측합니다. 이에 대해 일반인은 과거의 기억을 우 전두엽에만 저장하는데 반해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은 우 전두엽뿐만 아니라 좌 전두엽도 함께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편 현재까지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는 사람은 전 세계를 통틀어 2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중 영국의 ‘질 프라이스’라는 여성이 2006년 경 세계 최초로 과잉기억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14세 이후 벌어진 일상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어떤 특정한 날짜를 이야기하면 그날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과 사고는 무엇인지, 심지어는 그날의 날씨와 저녁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막힘없이 대답합니다.

이렇듯 과잉 기억 증후군은 ‘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드라마 ‘리멤버’에서 주인공 서진우(유승호 분) 역시 사법 시험에서 치르는 과목들을 일주일 만에 완벽히 습득하여 사법 고시 통과,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까지 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나 무언가를 깜빡하는 직장인들에게 과잉기억증후군은 갖고 싶은 ‘능력’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과잉 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삶이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떠올리고 싶지 않은 불쾌한 기억 역시 언제나 생생하게 떠올라 자신을 괴롭힙니다. 때문에 항상 예민한 상태로 있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기억함으로써 기쁨과 괴로움을 평생 생생하게 간직하고 살아가는 ‘과잉기억증후군’. ‘망각’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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