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호 4차 발사가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27일 새벽, 한국형 발사체는 또 한 번 우주를 향한 도전을 시도한다. 두 차례 연속 성공 이후, 이제는 ‘반복 가능한 발사체 시스템’을 향한 고도화 단계로 들어가는 중요한 발사이다.
누리호는 엔진·제어·연소·단 분리까지 전 과정을 한국 기술로 만든 최초의 우주발사체이다. 이번 4차 발사는 단순한 위성 탑재 임무가 아니라, “이 발사체가 반복적으로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느냐”를 검증하는 고도화의 첫 시험이다.
누리호는 25일 오전 발사대로 이동했다. 본래는 오전 7시 20분 이송 예정이었지만, 당일 강수 가능성과 노면 습도 때문에 오전 9시 이후 기상 상황을 보고 다시 이송에 들어갔다. 로켓 이송은 작은 기상 변화에도 민감해 즉시 조정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이송 지연은 있었지만 전체 발사 일정에는 큰 영향이 없다.
발사대 이송 시각은 조정됐지만, 발사 일정은 11월 27일 새벽으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제는 발사대 고정, 연료·산화제 주입 준비, 최종 점검 순으로 시간이 촘촘하게 흘러간다.
왜 새벽에 쏘아 올릴까?
누리호의 발사 시각은 임무 궤도와 위성 관측 조건에 맞춘 과학적 결정이다. 이번 4차 발사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고도 약 600km의 태양동기궤도(SSO)에 올라 오로라·대기광 관측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구 자전·태양 각도·조도(빛의 양) 등을 고려한 최적 시간이 바로 새벽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새벽 시간대는 높은 고도의 기온·기압 변동이 상대적으로 적어 비행 환경이 안정적인 편이어서 발사 위험 요소가 줄어든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 새벽 발사는 미적 선택이 아니라 임무와 안전을 위한 과학적 선택이다.
누리호는 매 발사에서 분명한 성취를 쌓아 왔다.
· 1차: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엔진·분리 과정 검증
· 2차: 실용 위성 궤도 안착 성공
· 3차: 다중 위성 탑재 및 실제 임무형 발사 성공
이 세 번의 비행으로 누리호는 ‘가능성 있는 발사체’에서 ‘실제 운용 가능한 발사체’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4차는 그 성능을 체계적으로 증명하는 시험이다.
4차 발사의 진짜 목표는 눈에 보이는 “위성 탑재 성공”보다 더 깊은 목표를 갖는다.
· 고도화 모델 비행 성능 검증
· 반복 발사 체계의 안정성 확인
· 향후 5·6차 발사 기술 기반 확보
실제로 4차 발사는 성능 검증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우주발사 능력의 ‘기초 체력’을 다시 측정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누리호 4차 발사에는 총 13기의 위성이 실린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약 516kg) 는 오로라·대기광 관측, 자기장·플라즈마 측정 등 과학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실용 위성이다. 함께 탑재되는 국내 대학·연구기관·기업의 큐브위성 12기는 우주의약 실험, 위성 폐기 기술 시험, 항법 기술 검증, 지구 관측, 6G 통신 실증 등 각각의 목표를 가진 실전형 연구 위성들이다. 따라서 이번 4차 발사는 단순 검증 비행이 아니라, 실용·연구 위성들을 실제 임무에 투입하면서 누리호의 고도화 성능까지 평가하는 ‘실전형 시험 비행’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 여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정한 발사체 기술 평가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된다. 기술적으로는 대략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충족돼야 한다.
1. 1·2·3단 점화 및 분리 과정이 계획된 고도·속도로 정상 수행될 것
2. 주탑재위성(차세대중형위성 3호)이 목표 궤도(고도 약 600km, 경사각 약 97.7~97.9°의 태양동기궤도)에 오차 범위(수십 km 이내)로 안착할 것
3. 모든 탑재체가 순차적으로 정상 분리될 것
4. 지상국과의 초기 교신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것
이 가운데 특히 2번, 주탑재 위성의 목표 궤도 안착은 정부와 항우연이 밝히는 발사 성공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꼽힌다. 발사체는 구조적으로 수백~수천 개의 정밀 부품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시스템인 만큼, 작은 오차 하나가 전체 결과를 흔들 수 있어 성공 기준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변수는 ①고온·저온 변화에 민감한 3단 엔진 성능 ②고도 상층부의 급격한 바람 변화(윈드시어) ③습도·강수·낙뢰 등 겨울 기상 ④탑재체 분리 정확도 특히 상층부 바람은 지상에서는 감지되지 않아, 발사 직전까지도 발사 여부가 뒤집히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우주발사는 마지막 1분까지 ‘예측 불가’이다.
누리호는 단순히 ‘로켓 하나’가 아니다. 국가 전략자산 독립(통신·정찰·국방 위성 직접 발사),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 발사 시장 진입(민간 기업 참여 확대), 미래 우주경제 기반(달 탐사·우주인터넷 등)의 의미가 있다. 즉, 누리호는 한국이 ‘우주에 스스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과정이며 우주경제 시대에 이 능력은 곧 국가 경쟁력이다.
고도화 발사계획은 총 6번이다.
· 4차: 고도화 모델 첫 비행
· 5차: 실용급 위성 탑재(운용 확대 단계)
· 6차: 발사체 기술 완성도 최종 검증
4차 발사는 이 전체 계획의 ‘중심축’으로, 앞으로 이어질 한국형 우주 개발의 방향을 결정짓는 시금석이 된다.
27일 새벽, 누리호는 네 번째 불꽃을 하늘로 띄운다. 한민국 우주 기술력의 현재를 보여줄 중요한 순간이다. “누리호야 이번에도 힘차게 날아가보자, 다시 우주로 날아오르자!”
시선뉴스=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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