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일분일초,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을 이어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2024년 3월 첫째 주 자동차 업계에서 다양한 소식이 들려왔다. 소비자가 알아두면 좋을 자동차 업계 주요 이슈를 살펴보자.

애플, 10년 공들인 자율주행 애플카 포기...왜?

애플이 10년간 공들여 온 자율주행 전기차(EV)인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다는 보도가 연일 이슈다. 다수 언론에 따르면 애플이 전기차를 연구해 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런 사실을 내부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약 2천명의 직원에게 알렸다.

애플 로고 [연합뉴스 제공]
애플 로고 [연합뉴스 제공]

애플 고위 임원들이 최근 몇 주간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은 프로젝트를 이끈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이 공유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 임원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고 많은 직원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다른 조직으로 옮길 수도 있으며, 일부는 해고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다만, 정확한 해고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카 개발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지만,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개발을 계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회사 전략 변경으로 계획이 지연돼 왔다. 당초 애플카는 2025년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2026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뒤 블룸버그는 지난달 애플카 출시가 2028년으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성능도 축소됐다. 애초 애플카에 현재까지 자동차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자율주행 전기차였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만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레벨 4'로 수정됐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 2+' 시스템으로 낮아졌다. 이에 내부적으로는 애플카가 '테슬라 모방 제품'(Tesla me-too product)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들도 대거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 책임자가 2021년 9월 퇴사해 포드자동차로 옮겼고, 지난달에는 애플카 개발에 관여해 DJ 노보트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퇴사했다. 또 레이더 시스템 개발 수석 엔지니어 및 배터리 시스템 그룹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등도 다른 회사로 옮겼다.

애플이 애플카를 포기한 데에는 이처럼 당초 계획했던 기술 구현이 쉽지 않고 투자 대비 이익이 크게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한때 핸들과 페달이 없는 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오래 전에 그 개념을 폐기했다고 전했다. 또 애플카 가격을 약 10만 달러로 책정했으나, 애플카가 자사의 다른 제품에서 누리는 이익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애플은 우려해 왔다.

급성장했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 쪼그라들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주류 구매자들이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막으면서 최근 몇 달간 전기차 판매 성장은 활기를 잃었다.

애플 철수 소식 축하하는 머스크 엑스 계정 [머스크 엑스 계정 캡처]
애플 철수 소식 축하하는 머스크 엑스 계정 [머스크 엑스 계정 캡처]

한편,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EV)인 애플카 개발을 전격 포기하자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 등 기존 자동차 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는 암울한 자동차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 다수 매체의 평가다.

업계는 테슬라가 이번 애플의 조치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테슬라는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애플과 같은 빅테크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는 것을 우려해왔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경례하는 것과 담배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면서 애플의 철수 소식을 축하했다.

국내 친환경차 누적 등록대수, 지난해 처음 LPG차 넘어서

하이브리드차·전기차·수소차 등 국내 친환경차 누적 등록 대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LPG(액화석유가스)차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4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차를 합친 국내 친환경차 누적 등록 대수는 총 212만1천대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LPG차 누적 등록 대수 183만3천대를 넘어선 수치다. 친환경차와 LPG차의 누적 등록 대수가 역전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누적 등록 비중도 친환경차 8.2%, LPG차 7.1%로 지난해 처음 뒤집어졌다. 휘발유차와 경유차 누적 등록 대수(등록 비중)는 각각 1천231만4천대(47.5%), 950만대(36.6%)였다.

최근 탈탄소 흐름에 맞춰 수요가 급증한 친환경차에 반해 LPG차는 매년 판매가 감소한 것이 누적 등록 대수 역전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LPG차는 휘발유·경유차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차량 유지비가 저렴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에 따라 고전하는 모양새다. 다만 상용차 시장에서는 당분간 수요는 유지할 전망이다.

포터(LPG)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터(LPG)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PG 트럭은 환경부 측정 결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규제치 대비 20∼30%로 현저하게 낮다. 그만큼 내연기관 트럭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얘기다. 또 상용 전기차는 승용 전기차와 달리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200㎞ 수준에 불과하고, 충전이 불편해 LPG 트럭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올해부터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에 따라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돼 연료비 등 차량 유지비가 저렴하고, 오래 탈 수 있는 LPG 트럭을 찾는 소상공인업자 등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가솔린이나 디젤차에 비해 출력이나 연비가 떨어지는 점은 LPG차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16개 차종, 미국 IIHS 충돌평가서 최고·우수등급 획득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6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등급에, 10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TSP) 등급에 선정됐다.

현대차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전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이 기관은 올해부터 뒷좌석 탑승객 보호와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전면 충돌 평가에서 뒷좌석 더미(인체 모형)를 추가해 승객의 상해 가능성을 점검했고, 해당 항목에서 '양호함'(acceptable) 등급 이상을 받아야 TSP+를 줬다.

측면 충돌 평가는 기존에는 '양호함' 이상을 받으면 TSP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TSP와 TSP+ 모두 '훌륭함'(good) 등급을 받아야 했다. TSP+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전방 스몰 오버랩, 전면 충돌, 측면 충돌 등 총 3개 충돌 안전 항목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을 획득해야 한다. TSP 등급은 총 3개의 충돌 안전 항목 평가 중 전방 스몰 오버랩, 측면 충돌 평가에서 '훌륭함'을 받아야 하고, 전면 충돌평가에서는 신설된 뒷좌석 평가항목을 제외한 기존 평가항목에서 '훌륭함' 등급이 필요하다.

기아 텔루라이드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아 텔루라이드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그룹의 이번 성적은 선정 차종 수로 보면 글로벌 자동차그룹 중 최다로, 최고 등급인 TSP+에는 아이오닉6, 코나 등 현대차 2종과 G80 전동화 모델, GV80, GV60 등 제네시스 3개 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기아에서는 텔루라이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TSP+ 등급을 받았다. 우수 등급인 TSP는 현대차에선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아이오닉5, 투싼, 팰리세이드, 싼타크루즈가, 제네시스에선 G90, G80, GV70, GV70 전동화 모델이 받았다. 기아는 스포티지가 해당 등급을 획득했다.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 책임자(GCSQO)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차량 탑승객과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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