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얼마 전, 제주 남방큰고래 ‘비봉이’가 방류된 지 1년을 맞이했다. 비봉이는 지난해 10월 16일 제주 바다로 돌아갔으나, 이후 육안, 카메라, 선박을 이용한 모니터링에서도 비봉이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16일, 동물단체들은 비봉이의 방류 실패 인정과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동물이 아니었다. 큰돌고래로 오해받기도 했고, 2009년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소에서 출판한 저서 <한반도 연해고래류>에도 기재되지 못했다. 그러던 남방큰돌고래가 ‘남방큰돌고래’라는 이름까지 붙은 데에는 고래연구센터 소속의 김현우 연구원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2011년 제주도에서 좌초된 남방큰돌고래를 연구해 논문까지 저술했다. 

2011년 이후부터는 매년 7월 20일이 ‘남방큰돌고래 날’로 지정되었다. 2012년은 해양환경시킨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수족관 해방 운동을 시작한 지 1년이 되던 해였기에 이때부터 7월 20일에는 시민들에게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와 해양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불법포획 돌고래 방사운동’이 펼쳐졌다. 이때 논란이 된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돌고래는 총 5마리였는데, 환경단체들은 그중 금등이, 대포, 제돌이를 문제 삼았다. 서울대공원은 1999년과 2002년, 2009년 각각 금등이·대포·제돌이를 퍼시픽랜드로부터 구입하거나 바다사자와 교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에 있는 퍼시픽랜드는 돌고래와 바다사자 쇼를 주로 진행하는 곳으로 돌고래를 불법으로 어민들에게 구입해 돌고래쇼에 동원했다. 이러한 불법 포획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가 돌고래 방사를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결국 퍼시픽랜드는 형사재판으로 돌고래 몰수를 판결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판 과정에서 돌고래 몇 마리가 폐사했다. 

서울시는 앞서 말한 돌고래들 중 사육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돌이를 먼저 야생방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20년 이상 산 금등이와 18살 대포는 방사보다 보호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보호조치 하기로 했다.

재판을 통해 몰수가 결정된 돌고래는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이었다. 춘삼이와 삼팔이는 제돌이와 함께 야생방사하기로 얘기가 모아졌고, 태산이와 복순이는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다. 제돌이와 춘삼이에게는 1번과 2번의 표식이 각각 고통 없는 방식으로 새겨졌다. 태산이와 복순이도 전문가들의 노력 끝에 2015년에 자연으로 방사되었다. 

지난 11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는 삼팔이와 새끼로 추정되는 돌고래가 포착되었고, 삼팔이 옆에 있던 새끼 돌고래가 세 번째 새끼라고 분석했다. 방류된 돌고래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인데, 삼팔이는 2016년과 2019년에도 새끼를 낳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춘삼이와 복순이도 건강하게 새끼를 낳아 길렀다. 

하지만 지난해 방류한 이후 한 번도 위성추적장치의 신호가 수신되지 않은 비봉이 같은 사례도 있다. 동물단체들은 이를 ‘방류 실패’라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돌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야생 방사 실패를 고려한 대책 마련은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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