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사회가 점점 고령화 되어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산업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 및 시장이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여전히 존재한다. 인간들이 귀엽고 예쁜 강아지를 원하는 만큼 ‘동물권’은 생각하지 않고, 좁은 철창에 갇혀 평생 ‘펫숍’에 팔려나갈 새끼만 낳는 개들로 가득한 일명 ‘강아지 공장’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강아지 공장은 많은 수의 어미 개들을 한데 가둬 놓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도록 유도하는 곳이다. 불법으로 운영하는 곳이 대다수이며, ‘유기 동물 보호소’를 사칭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칙 영업을 하기도 한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강아지 공장의 행태는 소위 기가 찰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동물을 돌본다는 명목으로 봉사활동을 지원받기도 하고, 최대한 안쓰러운 모습을 SNS상에 올려 동정표를 얻기도 한다. 

‘동물판매업’을 허가받은 번식장에서도 문제가 발견된다. 지난 7월 동물보호단체 ‘코리안독스’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의 한 특정 장소에서 3일간 개들이 반복적으로 버려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푸들과 말티즈 등 품종견들로 번식장에서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코리안독스 관계자는 “법적으로 허가된 번식업장이라 해도 시장에서 선택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불법 유기되는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양평의 한 주택에선 애완동물 번식 농장 등에서 개와 고양이 1,200여 마리를 데려와 굶겨 죽인 일이 있었다. 농장들로부터 ‘처분해달라’는 등의 부탁을 받고 대가로 마리당 1만 원을 받은 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러한 불법적인 학대 행위는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실태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반려동물 영업에서의 무허가 번식장, 변칙 영업, 동물 학대 등을 근절하기 위해 관리 강화에 돌입한 것. 지난 3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영업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먼저 생산 업장에 ‘부모견 등록제’를 도입해 번식 목적으로 기르는 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가정에서 기르는 개만 등록 대상이었다면, 동물 생산 업장의 부모견도 등록 대상에 추가되는 것이다. 부모견에서 태어난 자견에게도 개체번호를 부여하고 모견의 등록번호와 연결하는 건데, 이렇게 하면 반려동물의 생산·판매·양육·사후 말소 등의 이력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각 업체의 동물등록 비용과 이행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2026년까지 등록을 완료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음, ‘유기 동물 보호소’를 사칭해 운영하는 신종 펫숍 등과 같은 변칙 영업을 방지하기 위해 민간 동물 보호시설의 영리 목적 운영·홍보를 제한하는 법을 연내 발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물 학대를 막기 위해 노화·질병 동물 학대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CCTV 설치 대상 업종도 전국 2만여 곳 반려동물 영업장 전체로 확대한다고 한다.

이에 관련해 이재식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반려동물 이력 관리 체계 마련을 통해 불법 번식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반려동물 불법·편법 영업행위를 반드시 근절하고, 동물복지에 기반한 반려동물 영업 제도가 정착되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물 보호 단체들도 이와 함께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동물권 행동 카라와 케이케이나인(KK9), 코리안독스, 등은 지난 7월 유성 동양 경매장에 새끼 동물을 불법 출하하는 충남 보령의 무허가 번식장 2곳을 적발해 개 478마리를 구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동물구조단체 위액트도 남양주 일대를 수색하며 불법 번식장을 적발해 채증·신고를 하고 있다.

한편, 번식장을 적발하면 무거운 숙제가 남는다. 번식견 수백 마리를 수습해야 하는데 시보호소는 규정상 10일간 한시적으로 보호한 뒤 안락사를 집행한다. 그렇다보니 이를 막기 위해선 시민단체들이 피학대 동물들을 십시일반 떠안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려’는 ‘짝이 되는 동무’를 의미한다. 개를 예뻐하는 ‘애견’을 넘어 ‘반려견’을 키우는 시대에 동물권을 무시하는 무차별적인 번식과 유통·판매는 근절돼야 한다.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의 ‘반려(伴侶)’. 반려의 의미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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