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기자ㅣ※본 콘텐츠는 자연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비 온 뒤 날이 개면 보이는 ‘무지개’
무지개는 비가 그치고 나서 보이지만 자연적으로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무지개가 나타나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한쪽에는 태양이 있고, 반대 방향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야 하기에 소나기가 그칠 때 나타날 확률이 그나마 높습니다. 보기 어려워서인지 서양에서는 무지개가 행운을 상징하기도 하고, 동양에서는 무지개·구름 등과 관련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를 볼 수 있습니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사자(四字)야! 놀자’ ‘운예지망(雲霓之望)’입니다.
→ 구름 운(雲) 무지개 예(霓) 어조사 지(之) 바랄 망(望) 

‘운예지망(雲霓之望)’이란 
구름과 무지개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줄 기회나 도움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의미합니다.

‘운예지망(雲霓之望)’ 이야기

《맹자》 〈양혜왕 하(梁惠王下)〉편 제11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제(齊)나라 사람이 연(燕)나라를 정벌하여 차지하자 다른 나라 제후들이 연나라를 구원하려고 모의하였습니다. 이에 제선왕(齊宣王)이 말했습니다. “제후들이 과인을 정벌하려고 도모하는 자들이 많으니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맹자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70리의 작은 나라를 가지고 천하에 정사를 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탕(湯)임금이 그분입니다. 그러나 천 리의 큰 나라를 가지고 남을 두려워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이르기를 ‘탕왕께서 첫 번째 정벌을 갈(葛)나라로부터 시작하시자 천하 사람들이 그를 믿어, 동쪽을 향하여 정벌하면 서쪽 오랑캐가 원망하고, 남쪽을 향하여 정벌하면 북쪽 오랑캐가 원망하면서 '어찌하여 우리를 뒤에 정벌하시는가?'하며 백성들이 탕왕을 바라기를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라듯이 하였습니다.[民望之, 若大旱之望雲霓也] 그리하여 시장에 가는 자들이 멈추지 않고 밭을 가는 자들이 동요하지 않았으니, 탕왕께서 그 폭군을 주벌하시고 백성을 위로하시는 것이 단비가 내린 듯하여 백성들이 몹시 기뻐하였다.’ 라고 하였습니다. 또 ‘우리 임금을 기다렸는데 임금이 오셨으니 이제 우린 살았구나.’ 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연나라가 백성들을 학대하였는데 왕께서 가서 정벌하셨으니, 연나라 백성들이 나를 물불 가운데서 구해주겠구나 하며 대바구니에 밥을 담고 호리병에 물을 담아 왕의 군대를 환영하였습니다. 만약 왕의 군대가 그 아버지와 형을 죽이고 그 자제들을 잡아가며 종묘를 훼손하고 중요한 기물을 빼앗아 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천하 나라가 진실로 제나라의 강함을 두려워하고 있으니, 지금 토지를 배로 늘리고도 어진 정치를 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천하의 군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왕께서는 속히 명을 내리시어 연나라의 연로하고 약한 이들을 돌려보내시고 중요 기물을 가져오시기를 멈추시고 연나라 백성들과 도모하여 군주를 세워준 뒤에 떠나오신다면, 그래도 큰 전쟁을 멈출 수 있을 것입니다.”

‘운예지망(雲霓之望)’하게 되는 순간들
<양혜왕 하> 편에서 나오는 것처럼 가뭄일 때 구름과 무지개만큼 반가운 게 없습니다. 이처럼 ‘운예지망’은 가뭄의 단비처럼 괴롭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말하는데요.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의 순간은 닥칠 수 있고, 그런 일이 생기면 정신도 무너지기 쉽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도 ‘운예지망’하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있다 보면 이내 ‘무지개’ 같은 일도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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