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MZ세대’, ‘꼰대’ 등 나이, 세대, 태도에 따른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나아가 젊은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 취미 등이 강조되고 경쟁 도구가 되고 있는 것. 이처럼 나이와 세대에 대한 용어로 ‘네버랜드 신드롬’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나이 들기를 거부하고, 계속 젊게 지내고 싶어 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일컫는 용어다. 실제 나이보다 젊고 개성 있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건데, 이는 소설 ‘피터 팬’ 속 주인공 피터 팬이 사는 네버랜드에서 유래했다. 네버랜드는 아이들이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곳이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먼저 평균 수명의 연장이다. 각종 의료,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예전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 그래서 생애주기도 변화했는데, 기성세대보다 더 늦은 나이에 취직하고, 더 늦은 나이에 결혼한다. 이는 이전 세대가 볼 때 더 늦게 어른이 되려는 것처럼 보이고, 어른이 되는 과정에 순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 사회문화적 트렌드의 변화에 기인한다. 오늘날의 사회는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고, 젊은 감각, 소통 및 공감 능력이 뛰어난 것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유행에 관심을 두게 되고, 젊게 살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네버랜드 신드롬’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주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며,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도록 유도한다. 반면에 현실에 안주, 책임감 결여, 실속 없는 소비 등 부정적인 모습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한편, ‘피터 팬 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있다. 이는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로서의 특성을 유지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얼핏 보면 ‘네버랜드 신드롬’과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 차이는 능동성에 달려있다.

‘피터 팬 증후군’은 성인이 되어서도 현실도피를 위해 스스로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타인에게 의존하려 하는 심리를 뜻한다. ‘네버랜드 신드롬’는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본인의 의지로 그렇게 나아가는 한편, ‘피터 팬 증후군’은 다른 사람 뒤에 숨는 현실 도피성 모습이 강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사회 진출과 결혼을 미루는 등 부모에게 의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학구열이 높은 나라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시대가 지날수록 과거에 비해 취업의 문턱이 높아진다. 자연스레 취업과 멀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경제적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트레스 때문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부모에게 의존해 버린다.

이런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선, 부모는 어떠한 일을 할 때 어느 정도의 실패와 좌절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또 자녀는 자라면서 크고 작은 실패들을 겪어 봐야 한다. 그래야 최선을 다하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세대가 ‘젊게 살기’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젊어지고 싶은 소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거나 은퇴 후 2막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겪게 되는 일이다. ‘젊음’이 경쟁의 도구가 되고 생존 수단이 되어가는 지금, ‘피터 팬’에 갇혀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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