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올바르지 못한 투자는 자신은 물론 선량한 타인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크고 작은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최근에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가상자산 시작에 빚어지면서 막대한 외화유출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이 외국 시장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한국을 상징하는 ‘김치’와 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의미하는 ‘프리미엄’이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대검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치 프리미엄은 전 세계 흐름보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자가 급증하고 열기가 과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비용 문제 등으로 채굴이 외국보다 활발하지 않아, 대부분 해외 거래소에서 구매한 가상자산이 거래되고 있어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한다. 김치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국내에서 투기 세력은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임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의미다.

이러한 김치 프리미엄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하나의 지수처럼 이용된다. 예를 들어 김치 프리미엄이 30%라면 외국에서는 1000원인 가상자산이 한국에서는 1300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김치 프리미엄은 가상자산의 거품 측량 지표로도 통용되는데,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거품이 붕괴되면 이는 곧 투자자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에 예의 주의해야 한다.

최근 이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해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투기 세력으로 인해 지난 1년간 외화 13조원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난 것. 대검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관세청, 금융감독원과 집중 단속한 결과 총 49명을 기소하고 해외로 도주한 5명을 기소 중지(지명수배)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들은 2021∼2022년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산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로 보내고, 이를 판 금액을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보낸 뒤 무역대금을 가장해 해외업체 계좌로 보내는 방식으로 외화 총 13조원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실시간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 변동 차트 (2020년 1월~2022년 9월), 출처 : cryprice.com [대검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범행 기간 중 비트코인의 김치프리미엄은 약 3∼5%(최고점 기준 20% 상회)였는데, 불법 외화 송금을 통해 투기 세력이 최소 3천900억원 상당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검찰은 추정했다. 이중 투기 세력이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매각해 주는 등의 대가로 받은 범죄수익 281억원에 대해선 몰수·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검찰은 불법 외화 유출을 감시·감독해야 할 금융사 직원들이 오히려 범행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현금이나 명품 시계·가방 등을 받은 사실도 적발해 총 7명을 재판에 넘겼다. 양벌규정에 따라 은행과 증권사 등 2개 법인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은행이 외환 영업실적 경쟁 분위기 속에 고객 유치에만 혈안이 돼 송금 사유나 증빙서류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범행에 가담한 지점장이 소속돼 있던 은행 지점의 경우 범행 시작 후 1년 새 해외송금 실적이 300배 넘게 폭증했는데도 은행은 이를 점검하지 않고 실적 우수 지점으로 선정해 은행장 포상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수사를 통해 사전송금방식 통관 수입대금 지급과 관련한 외환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으므로 김치 프리미엄의 폐해를 막기 위한 개선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당국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고 선량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불법 외화 유출 범행에 엄정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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