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일본 MZ세대를 중심으로 ‘개구리화 현상’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개구리화 현상’은 ‘좋아하던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에 갑자기 애정이 식어버리는 현상’이며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표현이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던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됐을 때, 갑자기 애정이 식어버리는 심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용어의 유래는 그림 동화 ‘개구리 왕자’에서 기인했다. 그림 동화 ‘개구리 왕자’에 등장한 개구리는 초반에 공주에게 있어 혐오의 대상이었는데, 후에 마법이 풀려 왕자로 돌아와 해피엔딩을 맞는 이야기다. ‘개구리화 현상’은 이와 반대로 왕자 같았던 상대가 개구리의 존재로 탈바꿈하는 현상이지만 ‘동일한 대상에 대한 기분이 정반대로 변화되는 것’에 초점을 두어 ‘개구리화 현상’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개구리화 현상’에 납득할 만한 의학적, 과학적 원인은 없다. 여러 추측이나 분석이 난무하는데, 보통 개인의 성격이나 기질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먼저, ‘자존감이 낮아서’이다. 예를 들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라고 생각해 ‘나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을 좋아하는 상대’를 보며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식는다는 설명이다.

다른 이유로는 요즘 세대의 인간관계에서 원인을 찾았다. 일본 와세다대 문학 학술원 이시다 미쓰노리 교수는 “예전에는 친구들이 서로 싸우고 화해하며 더 관계가 끈끈해졌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조금만 잘못해도 관계가 깨지기 쉬워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친구 관계에서 자신의 가치가 유지되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끼는데, 이것이 연인 관계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애 경험이 없어 처음 느껴보는 상대방의 호감과 애정이 부담과 공포로 다가와 무의식적으로 밀어낸다는 추측도 있다. 고백을 받는 상황, 민망한 상황이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매체에서 비치는 ‘완벽한 남자’들에 익숙해져 이와 상반되는 행동을 보면 단숨에 정이 떨어진다는 추측까지 있다.

이에 상응하는 ‘개구리화 현상’의 극복 방법으로는 먼저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또 내가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호감이 있는지도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상대방도 결국엔 똑같은 사람임을 인정해야 한다. 상대방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가며, 온전히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정반대의 현상을 뜻하는 ‘뱀화 현상’도 있다. 일본의 인플루언서 부부가 만들어 낸 용어로 ‘좋아하는 상대방의 못난 행동까지 좋게 보이는 심리’를 뜻한다. ‘개구리를 잡아먹는 뱀’에서 착안해 붙인 이름인데, 틱톡을 이용하는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관련해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콩깍지’ 등의 말이 있다.

‘개구리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비슷한 상황이나 감정을 호소했던 경우는 많았으나 정확한 고유 명칭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상대의 못난 모습을 보고 호감도가 낮아지는 ‘정뚝떨’(정이 뚝 떨어진다) 정도가 유사한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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