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 서울 지역 택시 요금이 오른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특히 심야할증까지 더해지면서 심야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요금이 약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처럼 오른 요금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한 가지 확실한 현상이 보여지고 있다. 바로 사람들의 귀가시간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택시통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택시 통금’이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막차가 끊기기 전 모임을 마치는 현상을 말한다. 택시 기본 요금이 오른 것은 물론 10시 이후로 심야 시간대에 할증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많은 이들이 버스가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귀가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택시 통금이라는 말이 나타나게 되었다. 

실제 택시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 택시 통금 현상으로 이어졌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지난 2월 1일 오전 4시부터 1000원(26%) 올라 4800원이 됐다. 여기에 기본거리는 줄고 거리당 요금은 늘면서 체감상 요금 미터기가 오르는 속도는 훨씬 더 빨라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말부터 심야할증 시각은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2시간 앞당겨졌다. 또 2월부터는 오후 11시부터 익일 오전 2시까지 할증률이 기존 20%에서 40%로 상향 조정됐다. 이 시간대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만 6700원에 달하고 요금은 더욱 빠르게 올라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택시 통금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택시요금 인상은 택시 통금 현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택시 이용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요금 인상 전 금요일과 인상 후 같은 요일을 기점으로 택시 호출 플랫폼들의 이용자 수를 살펴본 결과 요금 인상 전달보다 8%에서 최대 22%대까지 줄어든 것. 택시 요금은 올랐지만, 택시 통금 현상이 빚어지면서 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택시의 경우 요즘 인상 전보다 운송 수익은 4.2% 감소했고, 영업 건수도 10.3% 줄었다. 택시 통금 현상으로 야간 승객이 줄어든 탓이다. 이처럼 승객이 줄고 수익이 감소하자 야간에 운행하는 법인 택시 기사들의 경우 식사 시간을 줄여가며 운행 시간을 늘려야 할 정도라고 토로한다. 반면, 부제가 풀린 개인 택시의 하루 평균 운행수입은 13% 가까이 늘어, 법인 택시 업계를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택시 통금으로 인한 장점(?)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야 시간대 택시 잡기가 어려워 택시 대란으로까지 불렸지만, 요즘은 한결 잡기가 쉬워졌다. 특히 개인 택시 부제 해제 등으로 택시 공급은 이전보다 30%가량 늘어나 택시대란 현상은 사라졌다. 이러한 효과는 계속 이어져 당분간 택시 잡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걸로 보인다. 

당초 서울시는 요금인상이 택시 업계와 기사들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수익이 나아지면 이는 곧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걸로 기대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예상한 효과는 ‘글쎄요’다. 시민은 택시가 타고 싶어도 비싸서 기피하게 되며 택시 통금 현상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수익 감소로 이어지며 택시 업계도 그다지 반기지 않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고민과 소통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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