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지난 11월 9일 개봉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영화가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마블 팬들의 불만은 아직도 여전하다. 기대가 컸던 것일까. 언론시사회 직후부터 영화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렸다. 
지난 2018년 개봉한 <블랙 팬서>는 슈퍼히어로 영화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오르는 등 작품성도 인정받아 후속편에 기대도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페이즈4를 기점으로 관객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왜 관객들은 페이즈 후반부로 가며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우선 마블 세계관을 먼저 알아야 한다. 마블의 슈퍼히어로물 프랜차이즈 세계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앞 자를 따서 MCU라고 부르며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드라마 등 마블 스튜디오 작품들이 이 세계관에 속해 있다. 2008년에 처음 <아이언맨> 영화가 나왔을 때만 해도 MCU의 규모는 굉장히 작았으나, <어벤져스> 1편의 개봉 및 흥행과 더불어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믹스의 제작도 이루어지면서 세계관이 크게 확장되었다.

현실감 넘치는 설정과 개성 넘치는 히어로들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세계관은 계속 넓어지게 되었고 MCU에서는 주요 시간대별로 묶어서 페이즈로 정리했고 현재는 페이즈6 계획까지 공개된 상황이다. 지난 11월 9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블랙 팬서2>는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이후 시작된 페이즈4의 마지막 작품이다.

페이즈3까지는 MCU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흥행 성적을 기록했으며 명실상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시리즈였다. 그러나 <블랙 팬서2>가 공개되면서 MCU 명성에 조금씩 금이 가는 듯하다. 페이즈 후반부로 갈수록 비난의 목소리는 커져가고 있으며 관객 수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재미를 잃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더라도 다채로운 볼거리와 다음 시리즈에 대한 떡밥들을 던지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었고 성장하는 히어로의 모습들은 관객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페이즈 후반부로 갈수록 정치적인 메시지나 철학적인 물음, 스토리도 중구난방으로 펼쳐지며 다소 집중하기 쉽지 않은 결과물을 선보였다. 결국 관객들은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한국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 중 하나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채드윅 보스먼의 부재도 하나의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인공 ‘블랙 팬서’ 역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2년 전 대장암 투병 끝에 사망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일각에서는 제작사가 고인의 모습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해 속편을 만들 거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제작진은 현실 그대로를 영화에 담겠다며 주인공 ‘블랙 팬서’ 사망 이후 위기에 처한 세상과 주변인의 이야기를 속편으로 풀어냈다. 블랙 팬서의 동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가 2대 블랙 팬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지만 관객들은 슈리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즈4로 진입하면서 멀티버스 개념을 다룬 세계관이 점차 복잡해지자 이는 관객들에게 다소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영화와 영화 간 경계도 많이 허물어지며 시리즈물까지 모두 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담이 생겨 영화가 직접적으로 주는 재미가 이로 인해 다소 반감된다는 의견도 있다.

페이즈 후반부로 들어서며 대표 히어로들이 은퇴한 자리에 새로운 히어로들이 등장했지만 영화의 완성도보다는 정치적인 메시지나 기존 히어로들의 추억들을 회상하며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페이즈5의 공개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다시 재미를 찾고 등 돌린 팬들의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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