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15일부터 닷새 동안 교황은 필리핀을 공식 순방했습니다. 평소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졌던 교황은 이번에도 마닐라 가톨릭대학에서 젊은이들과 함께했습니다.

이 중 12세 고아 소녀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버림을 받습니다. 그래서 많은 고아들이 범죄의 희생자가 되고, 마약 중독자가 되거나 심지어 성매매의 희생자가 됩니다. 왜 하느님은 아무 잘못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나쁜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시는 건가요? 왜 우리를 도와주는 이들은 너무나 적은 걸까요?"

이 질문은 누구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신앙심의 근본을 흔들기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는 불경스러운 질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질문을 한 소녀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이에 교황은 소녀를 따뜻하게 포옹하며 “사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진정으로 얘기를 듣고 우리가 가슴으로 함께 울어줄 수 있을 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굶주리는 아이, 마약을 하며 길거리를 전전하는 아이, 버려진 아이, 학대받는 아이를 봤을 때 어떻게 울어야 하는 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라며 슬퍼하는 것을 배우라고 합니다.

슬플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슬픔을 배우고 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답변을 한 것입니다.

12살 소녀의 뼈에 사무친 질문과 눈물 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나 커다란 슬픔을 봤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타인의 슬픔에 얼마나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을까요?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말은 누구나 합니다. 정도는 다르지만 평생 짐이 되어 우리 곁을 따라다닙니다. 슬퍼하기 전, 슬픔을 이해할 수 있다면 더 따뜻하고 감동인 사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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