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윤수 pro]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자동차 내연기관 엔진의 하향길.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전기차’ 개발에 각 제조사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와는 무관해보였던 글로벌 IT 기업 애플의 ‘애플카’ 개발 소식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성만큼은 뜨거웠던, ‘애플카’. 하지만 자동차 플랫폼과 기술이 부족한 애플의 자동차 업계와 협력이 연이어 불발되면 전 세계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하는 상황. 먼저 그 첫 협력사 후보는 ‘현대차’ 였다. 

2021년 새해를 뜨겁게 달군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협력설. 이 소식에 자동차 팬은 물론 IT 팬들의 기대감도 치솟으며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현대차그룹과 애플은 침묵했다. 이러한 침묵에도 여론의 관심은 이어졌고, 지난 1월7일~8일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그룹주는 ‘애플카’ 기대감에 놀랄 만큼 급등하기도 했다. 특히, 시장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미국 조지아공장을 둔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을 것이라는 상세한 소문이 돌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 달 뒤 반전의 소식이 들려왔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전기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 이로써 새해 빅이슈로 떠올랐던 현대와 애플의 ‘애플카’ 협력 논의는 중단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현대차 그룹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장중 시총 ‘12조’ 가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고,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뒷목을 잡아야 했다.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품게 했던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협력은 왜 중단됐을까? 먼저, 당시 보도에 따르면 그룹 내부에서 자체 전기차 브랜드 확대를 꾀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기아가 자칫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해 전기차 주도권마저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애플의 과도한 비밀주의도 또 다른 협의 중단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이렇게 물 건너간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애플카’ 협력설. 다음 타자는 일본의 자동차 기업 ‘닛산’에게로 이어졌다. 

애플과 닛산의 애플카 협력은 아주 잠깐 이슈가 되었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협상이 일본의 닛산과도 이견 때문에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끝난 것. 보도에 따르면 양측간 접촉은 짧았고, 논의가 고위 경영진 수준까지 진전되지도 못했다

협상 결렬의 주요 원인은 '애플' 브랜드 사용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닛산의 빛은 가려진 채 ‘애플’ 브랜드와 명성만이 소비자에게 강하게 기억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실제로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서는 애플이 애플카를 추진하면서 기술 공유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자동차 제조협력사들은 애플을 위해 아이폰을 단순 조립하는 대만 업체 '폭스콘'과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해왔다.

이러한 협력 불발 소식을 이어가던 애플카. 역시 애플의 브랜드 고집을 받아줄 곳은 ‘폭스콘’뿐이었을까. 마지막 애플카 협력설의 주인공으로 ‘폭스콘’이 떠올랐다. 지난 2월 20일 폭스콘 모회사 홍하이(鴻海) 정밀공업의 류양웨이(劉揚偉) 회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올해 4분기에 경량 전기차 2종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은 지난해부터 전기차 개발과 양산을 끊임없이 알려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MIH를 선보이는 행사에서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폭스콘은 자동차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 1월 중국 완성차 회사 지리(Geely)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양사가 50 대 50 비율로 출자한 새 합작회사는 향후 고객사 주문을 받아 완성차, 자동차 부품, 자동차 스마트 제어 시스템 등을 제작해 납품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회사 폭스콘이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애플의 주문을 받아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것처럼 전기차 조립을 주문받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폭스콘에서 애플이 추진하는 전기차 사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폭스콘이 전기차 사업에 주력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른바 '애플카'를 주문생산할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현대차 그룹과 닛산 등 주요 완성차 회사와 전기차 생산을 협상했지만 잇따라 성사되지 않은 애플. 그 불발의 이유가 바로 ‘협력사’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우려였지만, 폭스콘에게 ‘협력사’ ‘주문 생산’은 너무나 당연한 사업군이기에 ‘폭스콘’과의 협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뚜렷한 형태 없이도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애플카’ 소식. 과연 애플과 손을 잡고 자동차 업계에 ‘혁신’을 만들어갈 기업은 어는 곳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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