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이 시행 3년 만인 내년에 사실상 폐지될 것이라고 알려져 누리꾼들의 비난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는 정부가 토익(TOEIC)과 토플(TOEFL)을 대체하겠다며 만든 한국형 영어시험입니다. 도입 초기 많은 비용이 들고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됐습니다. 또한 첫 시행을 앞두고 전산시스템 점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먹통'이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무더기 전산오류가 발생해 수십 명의 응시생이 피해를 보는 등의 각종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NEAT폐지에 대한 비난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 NEAT 폐지의 첫 번째 이유는 ‘낮은 인지도와 활용도 부족’입니다.

NEAT는 국민의 영어회화 능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39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2012년 도입됐고, 현재까지 운영비로만으로도 20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첫해 4800여명의 응시자 이후 올해까지 시험을 치는 응시자를 모두 합쳐도 5600여명에 불과할 만큼, 인지도가 턱없이 낮습니다. 또한 교육부가 국내외 연수 대상 교사 선발에 필요한 영어 성적으로 NEAT를 활용하고 각부처 소속 연구기관 및 공기업의 승진과 채용시험에 반영하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호응은 크지 않습니다.

또한 NEAT 1급 시험을 반영하는 곳은 대학 32곳과 LG CNS, 코리아중앙데일리 등 기업 두 곳에 불과하다는 것도 응시자가 적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 NEAT 폐지의 두 번째 이유는 ‘예산 부족’입니다.

2015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교육부가 내놓은 예산안 중 ‘영어능력평가시험 운영’ 예산 8억5500만원과 ‘영어능력평가시험 개발’ 예산 18억4000만원이 모두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내년 NEAT에 쓸 예산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노력이 저조한 참여 때문에 수포로 돌아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NEAT 시행을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점, 철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점, 사교육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됐다는 점들을 감안한다면 NEAT의 폐지 이유를 국민들의 저조한 참여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어쩌면 ‘영어’는 필수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사용빈도나 활용도는 턱없이 낮지만, 점수를 요구하는 학교와 기업 등이 많기 때문에 태어나서부터 영어에 대한 압박은 만만치 않습니다.

NEAT의 시행 의도는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면 충분한 검토와 세심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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