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11일 경기도 부천에서 오후 4시쯤 김씨(42)는 자신의 에쿠스 차량을 주차한 뒤 집에서 나오던 이웃집 여성 최씨(39)를 수차례 흉기로 찔렀다. 이런 김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최씨의 여동생(38)도 흉기에 찔렸다. 다리와 어깨 등을 찔려 의식을 잃은 최씨와 최씨의 여동생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19에 의해 인근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사망했다. 경찰은 김씨가 이 범행을 위해 차 안에서 20분가량 최씨가 나오길 기다리는 등 계획적으로 살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 부천에서 흉기를 휘둘러 30대 2명이 사망한 사건(출처/YTN)

이웃간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일에는 층간소음으로 다툼을 벌이다 윗집 이웃을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조씨는 지난 5월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가 피해자 A(49)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북부지법 형사 13부는 범행의 동기, 수단과 생명의 침해가 너무나 무겁고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며 기소된 조 모(53)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 지난 5월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 발생한 살인사건

지난 2009년 10월에는 개의 목줄 때문에 이웃 간 살인이 벌어졌다. 개의 목줄을 매지 않았다고 다툼이 있었던 이씨(64)는 낫을 들고 씩씩거리며 나왔다. 하지만 다투던 사람이 사라지고 없자 눈에 띄던 고씨(47)에게 “아까 내 개한테 목줄 매라고 한 xxx 어딨냐”고 말했다. 이에 고씨가 “모르겠는데요, 그런데 개목에 목줄 매라는 건 맞는 말 같네요”라고 했다가 낫으로 폐를 관통당해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이처럼 최근 이웃 간에는 정말 사소한 일로 다툼이 벌어지고 나아가 폭행, 살인까지 벌어지는 일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 등으로 삶이 각박해 지고 지속적인 외로움 등으로 인한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이 팽배해 지자 약간의 피해도 엄청나게 큰 침해로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거기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일상의 짜증까지 한 번에 폭발하면 구체적인 살해의 ‘이유’없이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인 ‘이웃’을 살해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이웃은 옛날처럼 이웃사촌으로 불리는 이웃이 아닌 그저 물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한정된 공간, 자원을 나눠 쓰다 보니 서로 이득보다는 불편함을 가져오게 되는 것도 요즘 이웃들의 공통점이다. 이웃사촌과 현재의 이웃이 달라진 이유는 사회적으로 흉흉한 일이 많아지고 개인 재산이 많아지다 보니 서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졌다는 점이다. 현재는 길을 가다가 길만 물어도 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세상이지 않은가.

세상은 변하게 되어 있다. 경제적 발전에 따른 개인사회의 발달로 각박한 세상이 된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람의 생명의 소중함과 분노의 조절능력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사촌처럼 친한 사이였다가 무관심의 상대로, 마지막에는 분노의 상대로 이웃이 변천하는 과정이 확립되기 전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할 시기다.

멀리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보다 못하다. -명심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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