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SNS을 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 아마도 내가 올린 게시물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공감을 해주는 순간일 것이다. SNS의 이용자 다수는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타인의 공감을 받는 만족감에 힘입어 소유한 계정의 SNS를 열심히 꾸며나간다.

그렇게 많은 ‘좋아요’ 수를 보유하고 대규모 ‘팔로워’ 인맥을 가진 사람을 추켜세우는 신개념의 셀러브리티(유명인) 문화가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깨지기 쉬운 ‘SNS 셀러브리티’에 열중하며 진실 된 삶보다 SNS상에 비춰지는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부류가 그 예이다.

최근 이런 현상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인스타그램 '월드 레코드 에그(@world_record_egg)' 계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계정의 유저는 깨지기 쉬운 셀러브리티 문화를 증명하기 위해 시험 삼아 깨지기 쉬운 달걀 사진 게시물을 게시했는데, 많은 ‘좋아요’를 받으며 뜻하지 않게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부러움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월드 레코드 에그' 계정은 지난달 5일 "인스타그램 좋아요 세계 신기록을 함께 세워보자. 최근 신기록인 카일리 제너의 1800만을 넘어보자"라는 글과 함께 이 달걀 사진을 게시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가 올린 평범한 달걀 사진 한 장은 지난달 31일 기준 무려 5100만이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이던 모델 카일리 제너의 아기 손 사진이 보유하고 있던 1800만 좋아요 수를 훌쩍 넘는 수치로 전 세계 인스타그램 유저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놀라운 인기가 모이자 계정 주인공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월드 레코드 에그 계정의 주인공은 WP 인터뷰에서 자신을 '런던에 사는 누군가'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집에서 2018년 인스타그램 게시글 탑 20이라는 온라인 기사를 봤다. 이후 아주 기본적인 어떤 것으로 기록을 세우는 흥미로운 실험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달걀로 선정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건 셀러브리티 문화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를 비유적으로 의미하기도 합니다."라고 달걀 사진을 올린 의도를 밝힌 바 있다.

화제의 월드 레코드 에그 계정에 올라가 있는 사진은 단 4장. 하지만 이 계정의 팔로워 수는 꾸준히 증가해 1월말 기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940만을 기록했다. 또 계정의 주인공은 한 패션 잡지와 화보를 찍고 티쳐츠 굿즈도 발매해 인기를 바탕으로 헌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영국의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자살 방지 캠페인에 기부될 예정이다.

허망한 셀러브리티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흥미로운 실험 ‘월드 레코드 에그’ 계정. 과연 그 실험의 종착지는 무엇이고, 그가 달걀 사진을 통해 말하려는 최종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의 참신한 시도가 일부 허망한 SNS 문화 확산에 제동을 걸고 건강한 SNS 문화 정착에 좋은 자극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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