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중국의 국경절 연휴(10월1일~10월3일)가 시작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가 진행되어 쇼핑관광이 각광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쇼핑에 중점을 둔 여행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관상품 중 초저가로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일정을 과도하게 끼워 넣어 수수료를 챙기는 일부 여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관광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한 초저가 한국 여행패키지가 넘쳐 나면서 3박 4일 일정을 항공/숙박비를 포함하고도 20만원에 소화하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왕복 비행기 값이라 해도 저렴한 가격에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는 셈인데, 이는 올 여름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엔화 약세로 관광 업계에 악재가 겹치자, 국내 여행사간 출혈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그런데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은, 여행사들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저가 여행상품을 내놓고 관광일정을 진행하면서, 과도한 쇼핑일정을 끼워 넣어 쇼핑센터 등에서 받는 수수료로 손실을 대신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국경절을 맞아 3박4일 패키지 상품으로 한국에 왔는데 쇼핑센터만 3번 들렀다”며 “가고 싶지 않았지만 끌려가다시피 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저가 쇼핑 관광이 넘쳐나다 보니 국가 이미지를 망치는 것은 물론 관광객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김으로서 재방문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국광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에 한 번 왔다간 유커의 국내 재방문율은 20.2%에 그치는 실정이다. 관광객을 무리하게 유치하려는 저가 여행 상품이 과도한 쇼핑유도로 불만을 낳고 결국 관광업계 악재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르자 중국정부까지 나섰다. 중국 국가 여유국은 지난 달 30일 저가 한국 관광 상품을 단속하기 위해 저가 여행 상품을 판매한 여행사의 부당수입 몰수와 3개월 영업정지, 영업허가 취소 등을 강제할 수 있는 저가 여행상품 단속 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국가 이미지에 먹칠하는 일부 중국인 관광객 전문 여행사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저가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뿐만 아니라 이를 선택하는 중국인 관광객 역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에는 여행의 질을 꼭 따져 봐야 하는데, 초저가이기 때문에 선택한 여행상품의 질이 정상적인 비용을 적용한 상품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 어느 곳에도 공짜는 없으며 특히 여행 상품 같은 경우는 가격이 오를 수록 자유도가 높아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일부 여행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저렴한 쇼핑 관광 상품이 오히려 국내의 관광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업계는 당장의 손님몰이를 위한 미끼상품으로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대신, 또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더 큰 숲을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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