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은행의 예/적금의 금리가 1%대로 진입하면서 그야말로 저금리시대에 도래했다. 때문에 더 이상 은행의 일반 예/적금에 돈을 꼬박꼬박 모아두는 행동을 우리는 ‘재테크’라 부르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현대인들은 더 높은 금리를 찾아 궁리를 하다, 한 두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은행 외 금융상품에 가입하곤 한다. 이러한 추세로 생겨난 많은 신종어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용어는 ‘금리노마드’다.

 

금리노마드는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단 0.1%포인트라도 더 높은 상품을 찾는 행동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을 일컬어 이른바 ‘금리 노마드 족’이라 부른다. 저금리가 지속될수록 금리노마드 족들의 “높은 금리 찾아 삼만리” 행보로 은행을 빠져나오는 자금이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리고 금리노마드는 저금리가 가속화 또 장기화 되면서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처음 금리노마드는 단순히 더 높은 금리의 ‘예/적금’을 찾아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는 것을 뜻했는데, 그러다 예/적금의 저금리가 심화되자 수익률이 높은 주식시장 또는 수익형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등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러한 금리노마드의 어원은 무엇일까? 본래 금리노마드의 ‘노마드’는 유목민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최초 프랑스의 한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가 '노마디즘'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경제,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노마드는 '어떤 목표를 좇는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즉 유목민처럼 한곳에 정착하는 것이 아닌 이곳저곳 목표를 좇아 찾아다닌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으로 높은 금리를 좇는 ‘금리노마드’, 유비쿼터스를 즐기는 ‘유비 노마드’, 귀한 전셋집을 찾아 나서는 ‘전세 노마드’ 등이 있다.

금리노마드로 인해 우리 사회의 자금의 흐름이 변해가고 있다. 과거에는 안정적인 1금융권에 자산을 맡기는 추세 였다면 금리노마드족이 늘면서 은행외에 종합금융회사, 신탁회사, 농협/신협, 저축은행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지난 6월 기준 1금융권의 저축성수신의 금리는 1.44%정도였던 반면, 이 기간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예금 금리는 모두 은행보다 약 0.5%포인트 이상씩 높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더 높은 곳을 찾는 금리노마드들의 심리가 작용했다는 말이 된다.

이처럼 저금리시대의 도래는 곧 금리노마드족을 만들었고, 저금리가 가속/장기화 될수록 이들이 늘어나는 ‘금리노마드시대’가 되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만들어 낸 이 금리노마드는 단기성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문제를 품고 있다. 이는 시장불안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경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루빨리 침체된 경기가 부양되고 떨어지는 금리가 완화되어 안정적인 금융시장이 구축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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