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가정과 직장을 오가며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쉼표’가 필요하다. 그리고 쉼표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물에 찻잎을 우려낸 차 한잔은 쉼표를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향긋하고 따뜻한 차(茶) 한 잔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 비만,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좋다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차(茶) 중에서도 한국인들이 가장 흔히 마시는 차는 바로 녹차(綠茶). 그런데 이 녹차는 한 가지 찻잎을 가지고 다양한 빛깔의 차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가공 방법과 발효의 정도에 따라 다른 6가지 종류(6대 다류: 六大茶類)의 차에 대해 알아보자.

 

■ 녹차(綠茶)
녹차는 생잎을 발효시키지 않고 높은 열을 가하거나 증기로 쪄서 만든다. 녹차는 찻잎, 차의 탕색, 차를 우리고 난후의 잎이 모두 초록색인 삼녹(三綠)이 특징이다. 싱그러운 향이 일품인 녹차에서는 어린잎의 향기인 눈향(嫩香), 차 표면에 돋은 호의 향기인 호향(毫香), 밤의 향기인 율향(栗香) 등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녹차는 발효를 시키지 않아서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녹차는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에 좋다.

■ 백차(白茶)
백차는 찻잎에 백호(白毫: 어린 찻잎에 난 흰털)가 있어서 백차라고 부른다. 백호는 차나무의 어린 싹을 따서 햇볕이나 뜨거운 바람에 그대로 건조시켜 만든 차로 6대 다류 중에서는 가장 가공을 적게 한다. 순수하고 맑은 맛을 지닌 백차는 호향과 호미(毫味: 찻잎 표면의 호가 가지고 있는 맛)가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백차는 열을 내려주는데 도움이 되며 배탈, 설사 등에도 효능이 있다.

■ 황차(黃茶)
황차는 종이나 천으로 찻잎을 싸서 습도와 온도에 의해 약하게 발효시켜서 만든다. 이 가공방법을 민황(悶黄)이라고 부르는데 민황 후에는 녹차의 떫은맛이 사라져 차가 부드러운 맛을 가지게 된다. 중국 호남성의 동정호에서 생산하는 군산은침(群山銀針), 복건성의 숭안연심(崇安蓮心) 등이 유명하나 국내에서는 생산량이 적어 찾아보기 어렵다.

■ 청차(靑茶)
우리가 흔히 우롱차로 알고 있는 차가 청차다. 청차는 찻잎을 일광에 말린 후 바구니에 넣고 흔들어 가볍게 발효시킨 반발효차(半醱酵茶)다. 바구니에 넣고 흔드는 강도에 따라 발효도가 달라지며 발효의 정도에 따라 탕색은 주황색부터 금황색까지 다양하다. 향미는 발효의 정도가 가장 약한 녹차와 가장 강한 홍차의 중간 정도를 가지며 배 혹은 사과와 같은 과일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 홍차(紅茶)
홍차는 찻잎을 완전히 발효시킨 후 건조시켜서 만든다. 찻잎이 발효되면서 붉은 색을 띠게 되며 청차처럼 과일 향기가 나게 된다. 홍차는 생산지에 따라 인도 동부 히말라야 산맥의 고지대인 다즐링 지역에서 재배되는 다즐링 홍차, 스리랑카의 우바 지역에서 재배되는 우바 홍차, 인도 아삼 지역에서 재배되는 아삼홍차가 제일 유명하다. 또한 베르가못, 커피, 히비스커스 등 다양한 재료를 블렌딩하여 즐길 수도 있다. 또 영국에서는 우유와 설탕을 첨가한 달콤하고 부드러운 밀크티가 인기 있다.

■ 흑차(黑茶)
흑차는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는 후발효차(后發酵茶)다. 차를 일차적으로 가공한 후 다시 퇴적(堆積: 1차 가공한 찻잎을 쌓아 두는 방법)이나 악퇴(渥堆: 1차 가공한 찻잎에 물을 뿌리고 쌓아 두는 방법)의 과정을 거치면 차에 미생물이 생긴다. 대표적인 흑차는 중국 운남성의 보이차가 있으며 오래 저장할수록 부드럽고 순한 맛을 가져 고급차로 취급된다. 흑차는 소화를 돕는데 효과적이므로 식후에 마시거나 배탈이 났을 때 연하게 우려마시면 좋다.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그리고 유럽까지 전해져 세계인들이 즐기고 있는 차. 발효도가 낮을수록 차의 성분이 보존되어 영양가는 높다. 그러나 ‘입에 쓴 것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맛은 떫을 수 있다. 때문에 차에 입문하려는 초보자들에게는 향과 맛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발효차를 추천하고 싶다. 사무실이나 학교에서 자주 마시던 믹스커피나 아메리카노에 지루함을 느꼈다면 오늘 오후에는 우유를 탄 부드러운 홍차 한 잔을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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