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짜릿한 역전승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에서 기쁨의 최고조를 경험하게 해준다. 이번 올림픽에도 엄청난 역전승을 이룬 경기가 있었다. 펜싱의 박상영 선수 경기가 그러했고 사격왕 진종오 선수의 경기가 그러했다. 

특히 진종오 선수는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었던 남자 10m 공기 권총 결승에서 5위라는 충격적인 순위를 기록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이번 대회에서 좋은 소식은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50m 경기가 남아있었다. 

▲ (출처/리우올림픽 공식홈페이지)

남자 50m 권총 결승전은 본선 경기와 달리 첫 8발을 사격해 8위를 정하고 이후 2발씩 사격하며 최하위가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했다. 경기 특성상 사격 후 탈락자가 결정되기에 한 발 한 발 쏠 때마다 긴장감을 감돌게 했다.

진종오는 첫 번째, 두 번째 시리즈에서 선전하다 9번째 격발에서 6.6점을 쏘며 7위로 주저앉아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렇게 메달에서 멀어지나 싶었지만 평점심을 이내 다시 찾고 10점대를 연달아 쏘며 193.7점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역전극을 이뤄냈다.

그에게 이번 리우올림픽 50m 공기 권총 금메달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3연패를 이룩하게 된 매우 소중한 경기가 되었다.

한국 최초로 올림픽 사격 3연패에 성공한 진정한 사격왕 진종오는 언제부터 사격왕의 떡잎이 보였을까?

▲ (출처/진종오 페이스북)

그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총을 접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수로서 총을 잡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늦게 시작한 탓에 기본기가 부족하여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진종오는 청소년 대표로도 출전하며 감각을 키웠다.

2001년 의경으로 군 복무을 할 때에는 경찰 체육단에서 사격을 병행하였다. 그렇게 군 복무 중인 2002년에 그는 첫 국가대표팀에 선출되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첫 출전한 그는 50m 권총 예선에서 567점을 득점하여 본선 1위로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전에서 6.9점을 쏜 마지막 한 발의 실수 때문에 2위로 밀려 은메달을 땄다.

▲ (출처/리우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아쉬움이 컸던 탓일까. 훈련의 훈련을 거듭한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0m 공기 권총에서는 은메달, 주종목 50m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올림픽인 런던 올림픽에선 10m와 50m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그의 올림픽 기록 3연패는 세계 사격 역사도 새로 쓰게 됐다. 사격 개인전의 같은 종목으로 3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120년간의 올림픽 역사에서 진종오가 최초이다. 그가 지금까지 획득한 올림픽 메달은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모두 6개로 우리나라 올림픽 개인 메달 최다 보유 선수인 김수녕(양궁)선수와 동률이다. 또 개인전 기준 역대 사격 역사상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왕이푸(금2·은3·동1)와도 메달 수가 같고 성적은 더 좋아 그의 위력을 알 수 있다. 

▲ (출처/진종오 페이스북)

만 37살, 노장의 올림픽메달리스트인 진종오. 많은 나이 때문에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은퇴’라는 단어에 그는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전했다. "후배들에게 미안하지만,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 이어 "정정당당하게 선발전을 이겨서 올라오는 것인데 물러나라고 하면 제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이런 당당함은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그가 쏘아올린 금빛 명중을 또 한 번 기대해봐도 좋을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의 새로운 기록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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