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영화나 드라마 속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종종 사용되는 ‘벼락’. 벼락이 치는 모습만으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기에 벼락이라는 단어는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무섭다’라는 의미로 ‘벼락 맞을 사람’이라고 호통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벼락은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으로 ‘벽력’, ‘낙뢰’라고도 한다. 벼락은 봄철과 가을철 사이, 공기 상층과 하층의 온도차가 클 때 발생한다. 또 여름철 햇빛이 강한 날은 하층공기가 가열되어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적란운이 형성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벼락의 원리는 구름과 지면 사이의 공기층은 좋은 전도체가 아니지만 적란운이 동반하는 폭우가 쏟아져 습기가 많아지면 전도성이 좋아져 방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 출처 - pixabay

이러한 벼락이 칠 때 큰 소리와 전류를 동반하는데 큰 소리가 나는 것은 번개가 공기를 통과할 때 높은 열로 공기가 팽창하면서 터지기 때문이다. 이 소리를 뇌성 또는 천둥이라고 한다. 또한 벼락은 방전이 일어나며 높은 전류가 흐르는데 전압은 100만 볼트, 4만∼5만 A(암페어)의 위력을 가지지만 최고 수십만 A에 이르기도 한다. 온도 역시 태양표면의 5배에 해당하는 30000°C에 이른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벼락은 전하의 특성상 뾰족한 부분에 많이 모이는데 산꼭대기나 전봇대 등에는 벼락이 떨어질 확률이 크고, 계곡 바닥이나 넓은 평지는 상대적으로 확률이 작다. 때문에 벼락이 칠 때 낚싯대, 농기구, 골프채 등의 양전하를 띄는 금속성 물체를 몸에 지녔을 때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산이나 나무처럼 위쪽으로 튀어나온 물체가 있으면 금속, 비금속에 관계없이 벼락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똑바로 서있는 인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뾰족한 전기도체이므로, 벼락에 의한 전류가 흐르기 쉬운 통로가 된다. 그러므로 벼락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지대에서 활동하는 산악인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기상 현상이 벼락이며 이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다. 벼락을 맞게 되면 여러 정도의 화상·골절·내장파괴 외에 ‘전문’이라고 하는 나뭇가지 모양, 번갯불 모양 등의 피부홍반 나타난다. 벼락이 죽음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벼락으로 인한 호흡이나 기타 중추신경마비, 심장장애, 과열 등이며, 다행히 살아남은 경우에도 시신경의 위축이나 백내장 등 눈의 장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벼락 피해는 1년 중 8월이 가장 많다. 특히 서울 근교에 위치한 북한산의 용혈봉, 인수봉, 백운대, 한라산의 왕관릉에서는 여러 차례의 낙뢰 사고가 발생해 몇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때문에 벼락이 치기 전 전조현상을 알아두면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현상을 ‘정적 방전’ 징후라고 하는데, 머리카락이 곤두서거나 귓가에서 매미 우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노출된 피부가 거미줄에 닿는 듯 한 느낌이 들거나, 등산로 주변의 철책, 휴대한 금속제 장비 등에서 푸른빛의 스파크 현상이 보이는 것 등이 전조현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현상이 있을 때는 신속하게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벼락이 떨어진 지점 주변의 지표 전류의 위험이다. 지표 전류는 직접 맞은 지점이 가장 강하며 전류가 흐르기 쉬운 물기 젖은 바위 틈새, 젖은 로프, 철책 등 양질의 도체를 통해 사람의 몸에 전달될 수도 있다. 이때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도 감전 전류에 의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데, 위력이 큰 벼락은 13킬로미터 거리까지도 전력이 방출되는 경우가 있다.

한편 이렇게 큰 소리와 전류를 동반한 벼락에 대한 공포심은 여러 가지 말들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벼락은 그 무서움 때문에 징벌 적 요소로 사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벼락 맞을 놈” “죄지은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 등이 있다. 또한 선조들은 벼락이 발생하는 자연 현상을 두고 속담을 만들기도 했다. “아침에 뇌우는 큰 비가 올 징조다” “동짓날에 천둥 울리면 눈이 많이 온다(뇌우는 저기압 후면의 찬 대륙성고기압이 강하여 전선이 발달할 때 생기므로 많은 눈이 올 가능성이 있다.)” “동쪽의 번개는 비가 없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청천벽력)” 등의 속담은 기상 관측 장비가 없던 시절에 선조들의 지혜가 엿볼 수 있다. 여름이라고 장마만 대비하지 말고, 벼락에도 대비하는 자세하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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