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

귀향 조정래 감독 “재일교포 강하나양 우리가 보호해야해...모시나비는 꼭 하고 싶었던 장면”

 

[앵커]
일제강점기 위안부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이 개봉되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오늘 박진아의 인사이드쇼에서는 조정래감독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네 우선 귀향이 어렵게 개봉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좀 다행이다 생각하는데 어떠신가요?

[인터뷰]
정말 만들어지게 것도 기적이고 개봉하게된 것도 기적인데 이렇게 정말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성원해주시고 관람해주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격스럽고, 이런 열기를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앵커]
기적이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무려 14년이 걸렸죠. 어떤 과정들이 좀 있었나요?

[인터뷰]
제가 2002년도에 나눔의 집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고, 그때 음악으로 봉사활동을 하다가 어느 날 강일출 할머니가 그리신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보게 되었는데요. 그림을 통해 정말 많은 여성들이 타향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 내용을 정말 많은 분들이 보셔야겠다. 결심을 해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 했는데 대중성이 없다, 상업성이 없다는 말씀들을 많이 들었고 그러다보니까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죠. 그 사이에 기적적으로 국민여러분께서 75,000명이 넘는 분들의 도움이 있었고 그렇게 기적적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됐으니까요. 그래서 기적인 것 같습니다.

 

[앵커]
왜 하필 그 작품을 보고 그 모티브를 얻게 되었는지 좀 궁금하거든요. 사실 저도 작품을 봤을 때 좀 많이 놀랐습니다.

[인터뷰]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왜냐면 저는 위안부 피해자 여성들이 어딘가에 살아계실 줄 알았어요. 그런 고초를 겪었고. 그런데 제가 그 그림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첫 째는 그렇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겪었던 고초가 그렇게까지 심한 줄 몰랐다는 거 두 번째는 대부분들이 그렇게 타지에서 학살을 당하시거나 버려지거나 하는 형식으로 대부분이 돌아가셨다는 거. 그래서 할머니들께 봉사활동하고 좋은 마음으로 그런 마음을 갖던 것이 얼마나 많이 부끄러워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많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할머니들께서 남기주신 증언집을 읽으면서 그야말로 경악을 했죠.

[앵커]
첫 장면에 나오는 말 중 하나죠. ‘짐짝처럼’ 그 말처럼 그렇게 많은 할머니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나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씁쓸했는데요. 귀향을 보면 귀 자가 ‘귀신 귀’입니다. 사실 처음에 귀향을 들었을 때엔 당연히 돌아온다는 뜻일 줄 알았는데 또 귀신의 의미가 있어서 영화를 보고나니까 좀 이해가 갔는데, 알고 보니까 그게 바뀐 거였다고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귀신 귀’가 아니였나요?

[인터뷰]
처음에는 그냥 고향으로 모셔서 따뜻한 밥 한 솥 올리겠다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민족적인 제사 같은 그런 느낌의 영화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타지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너무나 나이가 어렸고 심지어는 초경도 하지 않은 나이들이 많았고 할머니들 증언을 들어보면 남녀 간의 성적인 것에 대한 개념조차도 없던 분들이 너무나도 잔혹한 환경에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고초를 겪으면서 대부분이 너무나 빨리 돌아가셨다는 거죠. 그래서 ‘귀신 귀’자를 써서 영혼들이 영영들께서 영화라는 전파를 타고라도 꼭 고향으로 모시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귀신 귀자를 썼습니다.

[앵커]
그럼 영화에서 굿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그런 장면이 들어간 것인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굿의 원형이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내세와 현세가 다르지 않고 공존한다는 그런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말 많이 꼭 타지에서 잊혀져가고 이름도 모르고 한 번도 그분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제가 가지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그래서. 꼭 이분들을 어떻게 하면 모셔올까 해서 만들어진 그런 장치이지 무속적이다 그런 것들로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이유에서 한 것은 아닙니다.

 

[앵커]
영화에 마지막에 보면 나비도 등장을 하게 되요. 참 영화 요소요소마다 상징적 의미를 많이 넣었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비에도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거든요?

[인터뷰]
마지막에 고향에 돌아오는 나비는 우리 한반도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모시나비입니다. 그런데 이 모시나비는 소녀들의 아이들 특히 아이들의 영혼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래서 그 한 분 한분의 영혼을 나비 한 마리 고향에 점점 날아서 돌아가는 그 모습이 사실 제가 이 영화를 통해서 꼭 하고 싶었던 장면입니다.

[앵커]
주인공 얘기를 좀 해보죠. 강하나씨 재일교포로 알려지면서 더 화제가 되기도 했고 저 역시도 연기를 너무나 정말 잘해서 궁금해진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홍보활동이나 대외활동은 강하나씨가 전혀 하고 있지 않거든요. 왜 그런 건지?

 

[인터뷰]
네 영화 촬영도 하기 전에 많은 언론들이 주목을 해주셔서 또 뉴욕타임즈에서도 저희 영화의 제작과정을 실어주시고 그런 과정에서 한 유력 일간지에 났던 내용이 일본에 있는 우익 사이트에 이게 올라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참 입에 담기도 끔찍한 악플들이 달렸고, 그런 부분을 인지하게 된 저희 교포로 참여하시는 배우님들이나 또 강하나양의 부모님들이나 굉장히 걱정을 하고 우려를 했던 일이 있습니다. 하나양이 비록 나이는 어렸고 촬영할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지만 굉장한 의지와 본인의 판단으로 이 영화를 출연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정말 너무 존경스럽고 그래서 더더욱 우리 어른들이 하나양을 지켜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몇몇 보수 우익 잡지에도 실리고 또 언론을 통해서 그런걸 하면서 또 험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급기야는 우익 블로거가 여러 가지 저희에 대한 정보를 급기야 올리게 되는 그런 일까지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깊은 논의 끝에 우리가 정말 이 분들을 우리가 지켜야 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앞으로 미국 활동도 계획하고 계시다고요. 어떤 활동인가요?

[인터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달에 나눔의 집에 계신 할머니들께서 미국 동부와 텍사스에 건너가셔서 증언과 그런 활동들을 하시는데 영화 귀향도 함께 상영되기를 원하셔서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많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도록 저도 정말 미약한 힘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앵커]
할머니들 연세에 사실 체력적으로 미국을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힘든 일일수도 있는데 그곳에서 일정을 소화한다는 말씀이신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할머니들의 의지세요. 보통 사람들도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하면 굉장히 힘들잖아요. 90세가 넘는, 온갖 병이 많으세요. 그래도 살아 있을 때 1분 1초라도 더 외치는 그 모습 . 참 보면 너무나 안타깝고 하지만 정말 존경스러워요.

[앵커]
영화 속에서 배우 손숙씨께서 그런 말을 하시잖아요. 병에 걸리셨는데, 나는 내가 가진 이 병보다 더한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뭐 이정도는

[인터뷰]
네 꾀병이라는 말씀을 하시죠.

[앵커]
네 그 말이 지금 딱 떠오르는데요.

[인터뷰]
네 그렇죠.

[앵커]
네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려볼게요. 영화 귀향에 대해 알리는 작업들이 당연히 있겠지만, 그 이후의 영화는 또 어떤 영화들이 나올 수 있을까 사실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만약에 저에게 기회가 있다면 다음 작품은 사극인데요. 우리 전통을 음악을 소재로 한 조선시대를 살았던 판소리 광대에 대한 이야기를

[앵커]
재미있겠는데요?

[인터뷰]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정말 그 작품은 어쨌든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 전통음악이 이런 내용이 있었어?라는 것을 재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해보겠습니다.

[앵커]
영화 귀향을 보고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군의 나쁜 만행과 그런 행동들에 대해 당연히 화도 나고 울분도 나오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차마 집에 돌아오지 못한 우리 어머니, 우리 할머니들께서 조금은 위로받지 않았을까 이런 마음에 사실 조금은 담담해지기도하고 감사한 마음도 들고 위로가 됐던 것 같은데요. 그런 마음을 국민들께 전하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관심 갖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인터뷰]
네 고맙습니다.

[앵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다음시간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책임프로듀서 : 김정우 / 취재기자 : 홍시라 / 연출 : 한성현, 문선아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