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용어 홍시라]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이 되면 흥얼거리게 되는 너무나도 친숙한 노래. 윤극영의 ‘까치 까치 설날’이다. 그런데 이 노래에 왜 하필 까치가 등장하는 것일까?

‘아침에 집 앞에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민족은 예부터 까치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설을 맞이하는 새해의 기쁨을 담은 동요에 까치를 등장시킨 것이다. 이렇게 동요에까지 나오는 까치설날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까치설에 대해서는 여러 유래가 있다.

먼저, 국어학자 서정범 교수가 제시한 유래로 ‘한국문화 상징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가 있다. 설날의 전날 즉 섣달 그믐(음력 12월 31일)은 '작은설'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이 작은(小)설을 '아치설'이라고 불렀다. '작은'을 뜻하는 순우리말 '아치'가 시간이 흐르면서 '까치'로 바뀌었고, 까치설날로 굳어진 것이다.

《삼국유사》에도 까치설날의 유래가 담겨 있다.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스님과 함께 왕을 해하려 했는데 까치와 쥐, 돼지, 용의 도움으로 왕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쥐와 돼지와 용은 12지에 지정이 됐는데, 까치는 기념할 날이 없어 설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했다 한다. 새해 첫날은 밝은 희망에 가슴 부푼 날이고 까치는 예부터 행운을 전해주는 길조라 여겨서 까치설날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마지막 유래는 도서 '아리랑 역사와 한국어의 기원'(저자 임환영)에 나오는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까치는 아프리카 북소토어 kga(exude)와 줄루어 tsitsi(young girl)로써, ‘젊고 섹시한 여성’ 또는 ‘소녀티 나는 멋진 새’를 뜻한다. 즉, 까치설은 젊은 여자들이 모두 모여서 차례 음식을 장만하는 '설날 직전 여자들의 설'을 의미한다고 한다.

여러 가지 유래가 있지만 공통점은 까치는 우리 민족에게 길조라는 것이다. 《삼국유사》의 석탈해신화를 보면 까치 이야기가 있는데, 계림의 동쪽 아진포에서 까치소리를 듣고 배에 실려온 궤를 얻게 되어 열어 보았더니 잘생긴 사내아기가 있었고, 훗날의 탈해왕이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까치는 귀한 인물이나 손님의 방문을 알리는 존재로 여겨지게 되었다.

또한 민간 세시풍속에는 칠월칠석날 까치가 하늘로 올라가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돕는 오작교를 놓고, 성실한 사람을 돕는 선행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처럼 많은 설과 유래가 있는 까치설날. 어떤 유래가 정답이든 우리 민족의 ‘행운’의 상징인 까치가 ‘설날’ 하면 떠오르게 된 것은, 한 해를 행복하게 시작하길 바라는 우리 조상들 마음이 담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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