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종화]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전쟁’을 치렀던 역사가 존재한다. 국내에서 치러진 ‘한국전쟁’ 뿐만 아니라 1, 2차 세계대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전쟁은 국가와 국가 간의 무력을 동반하는 싸움으로 해당 국가의 국민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안겨준다.

한편 ‘전쟁’으로 인해 우연히 발생한 음식들도 존재한다. 이 중 몇 가지 음식들은 현대인들도 즐겨먹는 음식이며, 심지어는 ‘전쟁’이 낳은 결과물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 ‘전쟁’이 낳은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출처/위키미디어]

1. 부대찌개
1950년대부터 약 3년 간 한국 전쟁이 치러진 후, 한국 사람들은 심각한 식량난에 부딪혔다. 이를 극복하고자 미군과 관련된 일을 하던 한국 사람들이 당시 국내에 주둔하던 미군 부대에서 그들이 먹다 남긴, 혹은 몰래 빼낸 핫도그나 깡통에 든 햄 등을 이용하여 고추장과 함께 찌개를 만든 것이 ‘부대찌개’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대찌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게 되었고, 이후 지금까지도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부대찌개는 여러 종류의 햄과 김치뿐만 아니라 라면, 떡, 치즈 등 다양한 ‘사리’를 넣어 먹는 등 변화·발전 하고 있다.

▲ [출처/플리커]

2. 밀면
밀면은 6.25 전쟁 당시 북쪽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전쟁이 터지자 전국 각지에 있는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리게 되었는데 이 중 이북 지역에서 온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냉면을 만들어 먹기 위해 '메밀가루'대신 '밀가루'로 면을 뽑았던 것이 밀면의 시초다. 부산에서 구하기 힘든 '메밀'대신 미군 구호품인 '밀가루'로 대신 밀면을 만든 것이다.

현재 ‘밀면’은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동시에 부산 여행 중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부산의 자랑거리다. ‘밀면’은 면 자체가 주는 적당한 쫄깃함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냉면과는 미묘하게 다른 맛을 자랑한다.

▲ [출처/위키미디어]

3. 아귀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인해 미군과 국군은 철수하게 되는 상황. 이 때 흥남을 떠난 피난민은 약 1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수많은 피난민이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피난민이 대거 발생하자 먹거리가 부족하게 되고, 이 때 식재료로 재평가된 것이 바로 '아귀'이다. 아귀는 당시 국내에서는 식재료로 대접받지 못하던 음식이었지만, 전쟁 이후 피난민의 생계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생선으로 거듭난다.

그 당시에는 아귀와 함께 무와 파를 넣어 끓여 먹거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지만, 현재에는 아귀를 이용한 갖가지 요리가 등장해 별미로 거듭난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아귀찜이 등장하면서 아귀는 매콤한 술안주로, 식사 시 메인 반찬 등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렇듯 전쟁이 낳은 음식들은 현대인의 식사 메뉴로 자주 등장하거나, 한 지역의 대표 음식이 되는 등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흔하게 먹는 음식에는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생명력과 지혜가 녹아있다. 앞으로 우리가 식사를 할 때마다 이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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