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최근 국내에서는 한 커피 전문점이 원래 존재하고 있는 ‘숏’사이즈를 메뉴판에서 빼 논란이 됐습니다.

숏 사이즈가 메뉴판에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톨 사이즈를 가장 작은 사이즈로 생각하고 구매를 하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원래 작은 사이즈를 먹는 사람들은 쓸데없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거나 못 마시고 버리게 되는 낭비를 하는 등의 비용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이에 YMCA등의 시민단체들은 해당 업체를 고발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숏 사이즈를 대신해 톨 사이즈를 기본으로 만들어 그 만큼의 이득을 얻는 것을 팬플레이션 마케팅이라 합니다.

 

팬플레이션은 넓다는 뜻을 가진 팬(pan)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결합한 신조어로 사회전반에서 인플레이션이 넘쳐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호텔의 경우 과거 5성급 호텔 등급이 최고급 기준이었던 것이 6성급, 7성급 호텔이 등장하여 5성급 호텔의 가치가 하락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항공사들이 이코노미석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든지, 대학에서 학점을 부여 할 때 A의 비중이 너무 높아진다든지 하여 본래 기존의 등급이 그 자리를 잃고 한 단계 등급이 기존 자리를 차지하여 그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을 모두 팬플레이션에 포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그 것에 대한 전반적인 가치를 더 높아지게 한다는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데요, 왠지 작은 것을 구매하면 상대적으로 잘 못 구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등의 심리를 건드려 이로 인해 원래 원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양이나 과한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는 가격이 높을수록 일부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효과는 사회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소비를 할 수 없으며 정보가 왜곡되는 현상을 야기합니다.

영국의 경제지이자 팬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처음 쓴 이코노미스트는 "한번 튜브에서 짜낸 치약을 다시 넣을 수 없듯이 일반적인 통화ㆍ재정정책으로는 팬플레이션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사회 전반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인플레이션의 군살을 없애기 위해 싸워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낭비와 물가 상승과 비만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팬플레이션. 심리적인 부분으로 인해 야기되는 만큼 소비자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으로 없애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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