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물가가 끊임없이 치솟으면서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일 커피 업계에 물가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이날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당초 생크림, 휘핑크림, 연유 제품의 가격 인상을 고심해 왔으나,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물가가 인상되었거나, 인상될 예정인 품목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2019년 0.0%에서 2020년 4.4%로 치솟은 뒤 2021년 5.9%, 지난해 5.9%까지 오른 것이다. 올해까지 3년 연속 5%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1∼10월 생강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97.0%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고, 당근(33.8%)·양파(21.5%) 등의 채소류와 드레싱(29.5%), 잼(23.9%), 치즈(23.1%) 등의 가공식품도 올랐다. 피자(11.5%), 햄버거(9.6%), 김밥(8.9%), 라면(8.6%) 등 외식·음식 서비스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6.4% 올랐다.

특히 우유는 국제가격이 작년보다 35% 오른 설탕,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달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15.2% 뛰었으며 우유는 14.3% 올랐다. 과자·빙과류·당류는 10.6%가 오르고 커피·차·코코아는 9.9% 상승했다.

지난 9일에는 대기업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6원 인상되었다. 전기요금 인상은 예고되어 있었으나,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의식해 가정과 업소의 요금은 두고 기업용만 인상하기로 했다. 특히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적자가 47조 원에 달하고, 올해 상반기 부채는 201조 원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 

최근 담배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담뱃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준비에 돌입했다. 일반 담배(연초) 한 갑은 500~3,500원 올라 최대 8,000원이 될 전망이며, 일반 담배가 오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00원보다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정부 차원에서 고려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웨이브 등의 OTT 도미노 인상도 예상된다. 계정 비밀번호 공유 제한 조치를 시행했던 넷플릭스는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사실상 요금을 크게 올린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OTT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넷플릭스의 행보가 티빙, 웨이브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여서 정부는 물가 상승 체감도가 큰 품목에 대해서 밀착관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농식품부는 주요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할 TF를 신속히 구성해 TF 내 담당자들이 시장 동향을 수시로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집중 관리가 필요한 상황은 맞지만, 과거 우리나라는 2012년 물가안정책임제를 시행했다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경험이 있다. 잘못하면 자영업자들에게 매출 감소라는 역풍을 줄 수도 있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시민들의 앓는 소리가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적절한 대처로 시장 안정에 힘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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