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지난달, 현대 재즈계에 큰 변화를 일으켰던 칼라 블레이가 향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독특한 음악관을 확립하기 위해 오랫동안 교육을 받았을 것 같지만, 그녀는 거의 독학으로 음악을 익혔다.

‘재즈’를 만나기까지

본문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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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 블레이의 본명은 칼라 보그(Carla Borg)로, 그녀는 1936년 5월 11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가 피아노 선생님이자 교회 성가대 지휘자였기에 블레이는 아버지로부터 피아노와 오르간 레슨을 받았다. 교회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찬송가를 연주하기도 했다. 아주 어릴 때 아버지에게 받았던 레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혼자서 음악을 공부했다. 그러다 17살 무렵, 재즈에 반해 뉴욕으로 건너갔고, 재즈바에서 담배를 팔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폴 블레이와의 만남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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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의 블레이는 맨해튼의 재즈클럽 ‘버드랜드’에서 일했는데, 훗날 한 인터뷰에서 이때를 회상하며 “재즈클럽에 출연한 연주자들의 음악에 집중해 담배는 하나도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유명 연주자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고 살았다. 이곳에서 블레이는 프리재즈계 피아노 연주자 ‘폴 블레이’를 만나게 된다. 폴 블레이는 칼라 블레이의 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둘은 점점 가까워졌다. 이후 칼라 블레이와 폴 블레이는 1957년 결혼했고, 칼라 블레이는 폴 블레이의 격려를 받으며 1959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곡하기 시작했다.

재즈 오케스트라 결성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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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가 작곡한 작품들은 조지 러셀, 아트 파머, 지미 주프러 등 뉴욕 내외의 음악가들이 연주했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의 명성을 쌓아갔고, 1960년대에는 파로아 샌더스, 차르 모펫 등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 무렵 칼라 블레이는 폴 블레이와는 각자의 삶을 살기로 하고, 1964년 마이클 맨틀러를 두 번째 남편으로 맞았다. 마이클 맨틀러는 트럼펫 연주자였고, 그와 함께 첫 밴드였던 재즈작곡가관현악단을 만들었다. 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블레이는 자신이 좋아했던 음악 색깔을 마음껏 드러냈다.

음악적 명성과 도전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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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는 기존 프리재즈에서 벗어나 클래식, 오페라, 교회음악,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반영한 새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그러다 1971년, ‘에스컬레이터 오버 더 힐’(Escalator Over The Hill)로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프리재즈부터 록, 인도 전통음악 등 여러 장르가 섞여 있었다. 이 앨범은 1973년 영국의 음악 전문지와 프랑스의 음반 협회에서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그녀는 상업적 성과를 크게 거둔 뒤에도 꾸준히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작업에 몰두했다.

어떠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던 칼라 블레이. 블레이는 지난 2018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수술 후 절대음감이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020년에도 신작을 발표하는 등 음악을 놓지 않았다. 그녀가 살면서 남긴 음악들은 지금까지도 새로운 음악가들에게 영감과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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