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본 콘텐츠는 자연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귤’과 ‘탱자’
귤은 겨울 제철 과일로, 풍부한 수분과 상큼한 맛이 특징입니다. 겨울철 귤은 쉽게 볼 수 있지만, 탱자는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탱자는 중국과 한반도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 강화군에 있는 탱자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귤과 비슷해 보이지만 색깔도 크기도 다릅니다. 많은 이들이 순우리말로 착각하는 ‘귤’은 사실 한자어이고, 귤에 빗댄 사자성어도 몇 가지 있습니다.
 
[사진/Flickr]
[사진/Flickr]
‘사자(四字)야! 놀자’ ‘귤화위지(橘化爲枳)’입니다.
→ 귤 귤(橘) 화할 화(化) 될 위(爲) 탱자 지(枳)
 
‘귤화위지(橘化爲枳)’란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로 되듯이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비유합니다.
 
‘귤화위지(橘化爲枳)’ 이야기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해, 초(楚)나라의 영왕(靈王)이 그를 초청하였습니다. 초(楚)나라 영왕은 인사말을 끝내기가 바쁘게 이렇게 입을 열었습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하필 경(卿)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이유가 뭐요?” 안영의 키가 작은 것을 비웃는 말이었습니다.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를 우습게 보았기 때문에 이런 심한 농담을 함부로 해댔습니다. 안영은 서슴지 않고 태연히 대답하였습니다. “그 까닭은 이러하옵니다. 우리 나라에선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골라서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臣)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초나라로 오게 된 것이옵니다.”
 
안영의 능수능란(能手能爛)한 말솜씨에 기세가 꺾인 영왕은 은근히 부아가 끓어올랐는데, 마침 그 앞으로 포리(捕吏)가 제나라 사람인 죄인을 끌고 가자 영왕은 안영에게 들으라고 큰소리로 죄인의 죄명을 밝힌 다음,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잘하는군.” 안영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귤이 회남(淮南)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습니다[嬰聞之 橘生淮南則爲橘 生于淮北爲枳(영문지 귤생회남즉위귤 생우회북위지)].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과실의 맛은 다릅니다[葉徒相似 其實味不同(엽도상사 기실미부동)]. 그러한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所以然者何 水土異也(소이연자하 수토이야)]. 지금 백성들 중 제나라에서 나고 성장한 자는 도둑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나라로 들어오면 도둑질을 합니다. 초나라의 물과 땅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질을 잘하게 하는 것입니다.” 왕은 웃으면서 말하였습니다. “성인(聖人)은 농담을 하지 않는다고 하오. 과인(寡人)이 오히려 부끄럽군요.” 제나라 출신의 죄수를 안영에게 보여 줌으로써 안영의 명성을 눌러 보려던 초왕의 계획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를 떠올리며 사는 것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각각 다른 품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품성’은 자라면서 어떤 곳에서 누구와 어울리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유심히 살펴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며 서로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러니 ‘귤화위지’를 떠올리며 주변을 정돈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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