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코네티컷 주 스탬포드에서 열린 그리니티 국제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브랜든 프레이저(54). 올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개인적인 사생활로 재기를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재기를 하지 못했던 그에게 찾아온 희소식에 그의 팬들은 응원하고 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9할이 분장이라는 거구의 몸으로 표현한 연기에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 <더 웨일>을 살펴보자. 

<영화정보>       
더 웨일(The Whale)
드라마 // 2023.03.01. // 미국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배우 – 브렌든 프레이저, 세이디 싱크, 홍 차우

<용서 그리고 구원>
272kg이라는 심각한 초고도비만 상태인 찰리(브렌던 프레이저)는 온라인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살아간다. 어느 월요일에 ‘새 생명’ 교단의 선교사인 토마스(타이 심프킨스)는 전도를 위해 우연히 들르게 된 집에서 가슴을 움켜쥔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찰리를 발견한다. 그는 토마스에게 종이를 건네고, 거기에 적힌 글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그것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관한 에세이다. 그를 개인적으로 돌봐주고 있는 간호사 리즈(홍 차우)가 도착한 뒤에야 겨우 진정한 찰리에게, 토마스는 왜 그 에세이를 읽어 달라고 했는지 묻는다. 찰리는 그것을 들으며 죽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그의 예감대로, 리즈는 당장 병원에 가지 않으면 찰리가 일주일 안에 죽고 말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폭식으로 혹사시켜온 비대한 몸을 심장이 더는 견디지 못하게 된 것. 하지만 리즈의 바람과 달리 찰리는 돈이 많이 든다며 병원에 가지 않고 다가오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엘리(세이디 싱크)에게 연락을 하고, 그가 은둔해 있는 집으로 찾아온 딸과 8년 만에 마주하게 되는데...

그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딸. 그는 딸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이야기>   
- 불행했던 삶이 투영된 인생연기 

영화 <미이라>로 우리에게 얼굴을 알렸던 ‘브렌든 프레이저’.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서 사생활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 그가 긴 시간동안 마음고생을 했다. 그리고 만난 작품이라서 일까. 극의 완성도와 연기의 내공, 서사의 흐름까지 삼박자가 모두 맞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는 아름답다. 영화 <더 웨일>로 2023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분장상까지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기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브렌든 프레이저. 죽음은 늘 슬프지만 마지막 장면이 주는 그의 모습은 가장 슬프면서도 평온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 용서 그리고 구원 
이야기에는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는 오프닝. 동성 간의 사랑. 그로인해 깨져버린 가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이운 존재인 딸 엘리. 영화 속 모두는 상처를 입은 인간이요 동시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다. 그리고 그들은 용서를 구하고 또 그로인해 구원받기를 갈구한다. 용서와 구원이 자칫 종교적으로만 비추어질 수 있지만, 종교를 넘어 우리네 인간 삶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용서하면 구원받을 수 있을까. 혹 나 스스로를 용서하면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인가. 누구를 위한 용서이며 구원일까. 

“알아야겠어,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단 하나라도 있다는 걸!” 영화 후반부에 찰리가 외치는 이 말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누구나 잘 한 일이 하나쯤은 존재한다. 당신의 인생에서 잘한 일이 어떤 일인이 찾아보는 날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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