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공개된 지 2주 만에 비영어권 TV 부문 주간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지난 달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은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스크걸' 속 '경자'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제작 ‘마스크걸’은 신선한 각본 외에 배우들의 열연으로 찬사를 받았다. 고현정과 나나, 신인 이한별까지 세 배우가 김모미를 연기하고, 김모미를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 주오남 역은 안재홍이,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역은 염혜란이 맡았다. 이 중 아들을 잃고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엄청난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히는 김경자 역의 염혜란이 더 글로리 이후 또 한 번의 파격 연기 변신으로 찬사를 이끌어 냈다.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염혜란은 연극을 보러 온 봉준호 감독의 눈에 들어 영화 '살인의 추억'(2003)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 드라마 '도깨비'(2016), '동백꽃 필 무렵'(2019), '라이브'(2018),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 (2020·2023),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2022·2023) 등에서 자신만의 색깔 있는 연기를 펼치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배우 염혜란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스크걸’을 통해 노파 빌런으로 또 한 번의 화끈한 연기 변신을 감행한 염혜란. 그가 연기한 김경자는 아들을 잃고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엄청난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힌다. 초인적인 정신력과 생존력으로 아들을 죽인 김모미를 끝까지 추적하고, 심지어 죄 없는 그의 딸 김미모에게도 접근해서 치밀한 뒷공작을 펼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염혜란의 연기는 순간순간 소름을 돋게 하며 극에 몰입도를 끌어 올린다.

‘마스크걸’에서 김경자는 왜곡된 모성을 품고 있다. 김경자는 기와 깡으로 버티며 살아온 억척스러운 인물이다.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살림을 차린 남편과 이혼하고 건물 청소, 배달, 가사 도우미, 택시 기사 등 온갖 일을 전전하며 남은 자식 하나 번듯이 키우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그렇게 키운 아들 주오남(안재홍 분)이 어느 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김경자는 무너져 내린다. 염혜란은 이러한 사연의 김경자가 엄마로서 품고 있는 죄책감을 부각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마스크걸' 속 '경자'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염혜란은 토막 난 채 발견된 시신이 주오남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는 장면을 캐릭터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김경자는 '내 아들만 아니면 됐다'고 말하는데, 이 대사가 그의 편협한 모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며 "내 자식이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자식도 소중한 게 당연한데 김경자는 왜곡된 모성을 품고 있다"고 짚었다.

국민 배우 김혜자, 김수미가 그랬듯, 염혜란 역시 '마스크걸' 이전에도 나이에 비해 연배가 있는 역할을 자주 맡아왔었다. 염혜란은 이에 대해 "노안이라 그런지 예전부터 나이 든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다"고 밝혔지만, 엄마를 연기한다는 것은 특유의 감정적인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몰입도를 떨어뜨리기에, 그녀의 연기력이 떨어졌다면 주어지지 않았을 배역이다. 그만큼 폭넓은 나이와 직업, 계층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바로 염혜란이라는 것을 뒷받침 하는 부분이다.

'더 글로리' 속 '현남'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는 작품에 힘을 더하는 주연급 배우로 우뚝 선 배우 염혜란. 더 글로리의 ‘현남’, 마스크걸의 ‘경자’로 연기력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엄마’이외에 다른 연기 변신에 갈증은 없을까. 염혜란은 "미디어 속 정형화된 엄마가 되는 게 싫은 거지, 엄마의 역할은 절대 싫지 않다.“며 ”시대를 잘 만나서 이제 엄마들도 주인공이 되는 시대가 왔다. 현남과 경자가 다르듯이,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엄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 작품으로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결과와 상관 없이 과정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담담한 작업자가 되고 싶어요.”라며 연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진심을 품고있는 배우 염혜란의 또 다른 파격 연기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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