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엑소더스’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특정 장소를 떠나는 상황이나, 증시에서 투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경우에 사용되는 표현이다. 또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내용이 담긴 성서의 '출애굽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 ‘차이나 엑소더스’라는 말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탈중국’을 의미한다. 

중국의 부동산 업계 위기로 ‘차이나 리스크’라는 말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과 경제적으로 연계된 우리나라도 ‘차이나 리스크’를 겪을 것을 우려해 ‘차이나 엑소더스’, 즉 ‘탈중국’을 해야 할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수출, 인프라 투자, 부동산 개발 세 개가 주된 경제 원동력인데, 미-중 간의 갈등이 불거지며 수출이 줄고, 인프라 중 가장 큰 부분인 반도체도 힘을 못 쓰고 있다. 게다가 이번 부동산 위기로 공무원들 감봉, 구조조정에 이어 부동산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까지 무너지기 직전이다.

우리나라 수출입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제가 휘청이며 환율시장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환율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시장이자, 우리나라 원화와 중국의 위안화는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증시, 상하이증시, 홍콩증시 등에 투자한 사람들도 ‘엑소더스’를 감행하고 있다. 중국이 국가적으로 나서 자국 내 기업들을 돕겠다고 하며 주가가 오른 기업들도 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조금 떨어졌고, 사람들의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자금이 ‘차이나 엑소더스’를 단행 중이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 그룹이 결국 미국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중국 경기 전체에 대한 우려로 번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져 17일(현지시간) 기준 9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6년 12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인적 ‘엑소더스’도 세계에 만연하다. 올해 산불이 크게, 오래 났던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도 대대적인 ‘엑소더스’가 있었다. 올해 캐나다 산불로 인해 총 17만 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북서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산불로 당국이 전날 주도인 옐로나이프 전체 주민 2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올해 산불로 주의 주도나 중심 지역의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대피령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우리나라 광주·전남지역에서 새내기 공무원들의 ‘엑소더스’도 이어지고 있다. 5년 차 미만 20·30세대 퇴직이 급증하는 추세로,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보수와 고강도·악성 민원, 폐쇄적·권위적 조직 문화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제출하는 젊은 공무원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9급 1호봉의 경우 177만 800원의 기본 급여가 책정돼 최저임금 9,620원을 적용한 임금 201만 580원보다 오히려 24만 원 정도 적다는 게 공무원 노조 등의 주장이다.

또 경직된 조직 문화에 실망하거나 적응하지 못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도가 지난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관 식사 접대와 과도한 의전,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비인격적 대우, 갑질 행위, 잦은 회식 등 불합리한 관행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47.2%에 달했다.

‘엑소더스’는 그 집단 혹은 시장의 위기를 사람들이 판단하여 내린 결론이다. ‘엑소더스’가 일어나면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적, 행정적 혹은 인적으로 적극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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