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활발해지며 ‘투어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생겼다. ‘투어플레이션’(Tourflastion)은 '투어(Tour)'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투어로 호텔·식당 등 수요가 급증해 지역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잠잠했던 콘서트 시장이 활기를 띠며 티켓 가격은 가파르게 뛰었다. 미국의 경우 2019년 평균 92달러에서 작년 말 108달러로 약 17.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티켓 값이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콘서트 기간 내 공연이 펼쳐지는 지역의 물가가 상승했다.

실제로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3월부터 8월 초까지 미국 20여 개 도시를 도는 전국 투어를 시작하며, 해당 도시들로 공연을 보기 위한 관객들이 몰렸고, 스위프트 공연을 찾은 수많은 팬으로 공연장 주변 호텔이나 식당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2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는 공연장 일대 식당, 술집에서는 스위프트 공연을 기념하는 특별 메뉴와 칵테일이 메뉴판에 등장했다. 평소 200달러 정도에 묵을 수 있는 공연장 주변 호텔들의 1박 가격은 693~972달러까지 치솟았고, 이마저도 공연 당일엔 예약이 불가능했다.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지난 5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시작된 팝스타 비욘세의 월드 투어로 해당 일대의 숙박비와 레스토랑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북유럽 최대 은행인 단스케 은행의 필립 앤더슨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비욘세의 월드 투어 때문에 잠재적인 여행 및 숙박 비용도 커졌다”며 “스웨덴의 5월 인플레이션 수치에서 호텔 가격은 평소 동월보다 더 많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투어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해 10월 특설무대에 올랐을 당시 공연 기간 내 부산 지역 숙박시설 가격이 폭등했다. 당시 JTBC 보도에 따르면 공연 당일인 10월 15일 전후로 부산 지역 내 숙박가격은 전주 대비 약 4배 이상 올랐다. 심지어 킹사이즈 침대 1개로 2인이 머무를 수 있는 방 가격이 전주 대비 약 9배까지 오른 곳도 있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역시 글로벌 스타들의 경제적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지난 7월 12일 발표한 경제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는 "스위프트 공연이 열렸던 5월 필라델피아 주의 호텔 수익이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후 가장 높았다"는 지역 관계자의 언급이 실리기도 했다.

보통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들은 대개 지출을 줄인다. 지출하더라도 자동차나 집, 세탁기 등 소위 필수용품 등에 돈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학자들은 이전과 달리 여행이나 외출과 같은 여가 및 취미 항목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즐거운 소비로 여름을 보낼수록 올가을 더 강력한 정책이 다가올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각 나라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기업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