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전국에 여름철 첫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곳곳에서 침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대가 낮은 곳에서는 반드시 침수에 대비해야 하는데, 자동차 역시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침수차는 차량의 심각한 고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어 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차량 침수 피해 대부분은 여름 장마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해보험협회 및 중고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침수 피해의 무려 약 95.5%는 장마철에 발생하고 있다. 이에 침수차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과 중고차 구매시 침수차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주시 상망동의 한 도로에서 토사에 고립된 승용차 운전자가 구조됐다. 2023.7.5 [경북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량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수칙

차량 침수 피해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주차된 차량에 물이 들어가거나, 침수된 도로를 주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완전히 잠겨 폐차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엔진과 배기 계통 부위가 잠겨 심각한 고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장마를 대비해 침수 상황 대처법도 미리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우선 많은 양의 비 소식이 있으면, 차량을 저지대에 주차하지 말고, 가급적 운행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만약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면 잦은 침수 구역과 침수 우려지역은 꼭 피해야 한다. 피치못할 상황으로 차량의 침수가 시작됐다면 타이어 높이의 3분의 2 이상이 잠기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또 침수 구간을 지날 때는 저단 기어로 운행하고, 침수 구간을 빠져나온 이후 전문가에게 브레이크 성능 등을 점검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 물이 차올라 차량이 멈췄을 경우 창문을 열어 탈출구를 확보한 뒤, 시동을 걸거나 다른 기기를 만지지 말고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차량 견인 및 구조 요청을 해야 한다.

폭우 시 잦은 침수 구역과 침수 우려지역은 꼭 피해야 한다. [연합뉴스 제공]

중고차 구매시 ‘침수차’ 여부 꼭 확인해야

차량의 침수는 차주에게도 큰 피해를 야기하기도 하고, 침수 피해로 크고 작은 고장이 우려되는 침수차가 버젓이 중고 매매 시장에 유입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판매 되기도 해 소비자를 우롱한다. 때문에 중고차를 구매할 때는 침수차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먼저,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 차량 이력 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침수차는 보험 처리를 하면 그 이력이 남고, 전손 침수의 경우 폐차 처리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카히스토리’ 사이트에 접속해 구매하려는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무료로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카히토리에서 확인 할 수 있는 차량에는 한계가 있다. 침수차가 자차보험 미가입 차량이거나, 보험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카히스토리’ 상 확인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 이때는 중고차 성능 상태 점검 이력 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다. 침수와 관련된 정비 이력이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보고, 특히 여름철에 차량 하부나 시트 등을 교환했다면 침수차일 확률이 높으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지난 달 29일 경북 영주 시내 한 도로가 호우로 빗물에 잠겨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육안으로 침수차 여부 확인...구매는 정식 '딜러'에게

위와 같이 이력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도 육안으로 세심하게 살펴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안전벨트, 시트밑, 글러브박스 등 실내 곳곳은 물론 엔진룸과 트렁크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먼저 엔진룸 내부나 문짝 곳곳에 있는 작은 볼트 구멍에 모래나 황토 등이 쌓여 있다면 침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실내에서는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흙탕물이나 오물의 흔적이 있다면 침수의 흔적일 수 있다. 이때 흔적을 지우기 위해 얌체처럼 안전벨트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전벨트와 차량의 제조 일자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차량 하부 주요 전장 부품(ECU, BCM)의 오염 여부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침수차는 실내에 밴 악취를 완벽히 제거하기 어렵다. 때문에 차창을 모두 닫고 에어컨을 가동해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한 경로를 통해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침수차 사기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기타 피해를 막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중고차를 구매할 때 개인간 직거래를 피하고, 정식 자동차매매사업자(딜러)에게 구입해야 한다. 정식 딜러를 통해 구입한 차량은 자동차관리법의 법적 효력을 받지만, 개인 직거래의 경우 침수차를 구입했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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