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7월 6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두고 여야는 물론 일본 내에서의 반응이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IAEA 보고서의 신뢰성을 부각하면서 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반대에 '대통령 탄핵' 의도가 있다고 몰아세웠고, 민주당은 보고서 신뢰성을 전면 부정하면서 IAEA를 공격했는데요. 이슈체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IAEA 보고서 둘러싼 첨예한 대립>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 팀장) : 먼저, 후쿠시마 오염수의 현재 상태와 방류 계획 한 번 살펴볼까요?

(정 기자) : 네. 일본 측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염된 물을 원전 부지 내 수백개의 탱크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이 물을 처리해 대부분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고, ALPS로 정화해도 걸러지지 않는 오염수의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L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할 계획입니다.

(심 팀장)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런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거군요.

(정 기자) : 네. IAEA는 지난 4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종합 보고서를 전달했다면서 이 같은 결론을 전했는데요. 그는 "2년간에 걸쳐 평가를 했다. 적합성은 확실하며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라며 ”이번 보고서가 과학적으로 답을 낸 것이며, 납득할 수 있는 접근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고 물을 희석하는 공정은 새롭지 않다"며 "일정한 양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을 방류하는 것은 한국, 중국, 미국, 프랑스 등 많은 나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 팀장) : 방류가 오랜기간 이루어지기 때문에 안정성 확인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핸 대비책은 있습니까?

(정 기자) : 네.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해 방류 현장 등을 확인하며 안전성을 지속해서 살핀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처리수의 최후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머물 것이다. 20년 후, 30년 후에도 계획대로 되는지 확인을 계속하겠다."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7일까지 일본에 체류한 뒤 7∼9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심 팀장) : 아무래도 우리 국민 불안감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국내기관의 검증도 필요해 보이는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정 기자) :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샘플에 대한 추가 분석을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기술원과 공동 진행하고 올해 하반기 내에 보고서를 펴내기로 했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IAEA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 샘플에 대한 2·3차 분석 작업이 IAEA 산하 방사화학연구소(TERC)와 우리나라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알메라(Analytical Laboratories for the Measurement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가 진행하는데요. 알메라는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협력해온 IAEA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허브 실험실로 지정한 기관으로, 두 기관은 오염수 샘플을 분석해 한도 이상의 활성 농도로 방사성 핵종이 검출되는지를 살피고 두 기관의 분석 결과가 도쿄전력 분석 결과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도 따질 계획입니다. 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에 발간될 예정이라고 IAEA는 밝혔습니다.

2011년 대지진 때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016년 3월 촬영한 모습으로 단계적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그렇군요. 하지만 여전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뜨겁고 우려도 여전합니다.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린 IAEA 종합 보고서를 두고 여야가 상반된 평가를 하며 정면충돌했죠? 먼저 더불어민주당 반응 어떻습니까?

(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저지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직접 여론전에 나서는가 하면,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 결집을 위해 국회에서 밤샘 철야 농성도 할 예정인데요.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하고 오염수 방류의 부당함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대책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사고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는 전 세계 바다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현세대와 미래 세대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끼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위 의원은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IAEA 종합보고서에 대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검증, 오염수에 얼마나 많은 방사성 핵종이 들어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빠졌다"며 "IAEA 보고서는 오염수 해양 투기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IAEA의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한 비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이 연 'IAEA 최종보고서 발표 대응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IAEA 보고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국민적 여론이 높은 만큼 '비상 행동'을 통해 정부를 향해 일본에 이런 여론을 분명하게 전하고, 방류 중단을 요구하라고 지속해서 압박한다는 방침인 민주당.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은 어떤 입장입니까?

(정 기자) :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한 IAEA 보고서 발표 이후 우리 정부뿐 아니라 IAEA를 향해서도 비난을 쏟아내는 데 대해 "과학 부정이자 국격 훼손"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런 행위는 과학 부정이자 IAEA 조사단에 참여한 많은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민주당이 이제는 본인이 만든 거짓말을 아예 진실로 믿는 리플리 증후군에 빠진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또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격을 넘어, 유엔 기구인 IAEA를 향한 막무가내까지 공격과 선동이 도를 넘었다"며 "총선 앞에 다급한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국제질서와 규범마저 흔들고 있는 꼴"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심 팀장) : 우리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죠?

(정 기자) : 네. IAEA가 종합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일본 내 여론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집권 여당인 자민당에서는 IAEA의 지난 4일 종합보고서 발표 이후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민당의 호소노 고시 중의원은 "IAEA 보고서를 갖고 설명하면 (다른 나라의) 이해를 충분히 얻어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명했습니다.

야당 중에서도 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 등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는데요. 오토키타 슌 일본유신회 정조회장은 "처리수의 안전성이 국제기구에 의해 평가된 것은 대단하다"며 "해양 방출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입헌민주당의 나가쓰마 아키라 정조회장은 "과학적인 평가와 (지역민의) 합의는 별개의 논의"라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은 "방사성 물질은 포함돼있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견지했습니다.

(심 팀장) : 일본 내 언론 반응은 어떻습니까?

(정 기자) : 일본 신문들도 다소 엇갈린 입장입니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수상은 처리수의 결단을 서두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방출 계획의 지연은 폐로 공정·지역 부흥의 지연으로 이어진다"면서 애초 일본 정부가 예고한 대로 여름 내에 방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반해 진보 성향의 도쿄신문은 해설 기사를 통해 IAEA의 보고서가 방출 계획에 대해 "권장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정한 거리를 뒀다면서 이번 보고서를 권위 있는 기구의 해양 방류 '보증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이 보고서가 오염수의 유해 논란을 해소하기는커녕 여야 정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된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한데요. 불필요한 정쟁과 정치적 대립은 거두고 무엇보다 국민 불안과 우려를 덜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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