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무엇인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에 앞서 가상으로 똑같이 만들어 실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안전에 관련한 것이라면, 미리 그 안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안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원자력발전소’. 이 원자력발전소를 디지털로 복제해 실제 운용 데이터와 결합한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원전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모의시험을 통해 검증해 보는 기술로, 보통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이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가상 속에서 장비, 시스템 등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와 보수 시점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만약의 사태를 예측해 안전을 검증하거나 돌발 사고를 예방해 사고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이러한 안전성 측면 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장비 최적화 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트윈이 다방면에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은 최초로 미국 가전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주창한 개념으로 이후 2000년대 들어 각종 제조업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제조업을 넘어 항공, 건설, 헬스케어, 에너지, 국방, 도시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상황. 이번에는 국내에서 원자력발전소를 디지털로 복제해 디지털 트윈을 실시한다. 원전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가상에서 미리 구현해 보는 것이다. 

김대웅 한국수력원자력 기술혁신처 디지털변환실장은 2023 원자력 안전 규제정보회의에서 "원격 통합감시와 실시간 상황대응 체계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원전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전 디지털트윈은 새울1,2호기에 사용된 APR1400노형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플랫폼 기반 구축과 시범 개발을 마치고 현재 확대개발·상품화 단계에 들어서 2025년 2월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말까지는 APR1000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른 노형의 디지털 트윈도 개발하고, 감시·진단을 넘어 비상대응 운전 지원이나 사고대응·훈련 시뮬레이션 등 적용 기술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디지털 트윈은 기존 시스템과 병행해 원전 설비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사고를 미리 방지할수 있을 것"이라며 "국산 원전 수출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이 앞으로 도입될 원전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안전성 예측에 실효성 있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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