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주차 예절 중 하나로 알려진 차량에 휴대전화 남겨두는 습관. 많은 사람들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전화번호를 올려 두고 주차를 하는데, 사실 전호번호를 노출해야 한다는 점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다. 워낙 개인정보 유출, 보이스 피싱, 보험사기 등 전화번호를 악용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탓이다.

이에 경기도 시흥시가 묘책을 내놔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는 시민들의 위와 같은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달 '주차안심번호 서비스'(일명 프라이버시콜)를 시행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주차안심번호 서비스는 차주의 전화번호 노출 없이 차량부착 스티커에 기재된 서비스 업체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해당 차주 휴대전화로 자동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다.

'찝찝한' 주차 시 전화번호 노출 [사진/픽사베이]
'찝찝한' 주차 시 전화번호 노출 [사진/픽사베이]

주차안심번호 서비스를 이용하면 발신자는 차주 전화번호를 알지 못하며, 차주도 발신자의 전화번호가 휴대전화에 표시되지 않고 서비스 업체 대표번호만 뜬다. 다만, 차주가 전화를 받지 못할 경우 발신자의 전화번호가 차주에게 문자로 서비스된다.

주차안심번호 서비스 가입 희망 차주는 동사무소나 시청 대중교통과를 방문해 가입신청서를 작성하고 이용권을 받은 뒤 안내에 따라 가입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이 서비스 이용료(연간 1천950만원)는 시가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시민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차량에 남겨둔 휴대전화 번호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거나 사생활을 침해당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을 위해 이 서비스를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서비스 대상은 법인 소속 차량을 제외한 시흥시 등록 모든 개인 차량으로, 지난달 말 기준 20여만대 서비스 대상 차량 중 지금까지 2천800여대가 이 서비스에 가입한 상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는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실제 주차안심번호 서비스에 가입한 한 40대 여성 운전자는 "차량에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하는 것이 늘 찜찜했는데 이 서비스 가입 이후에는 조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시흥시 주차안심번호 서비스 안내문 [시흥시 홈페이지 캡처]
시흥시 주차안심번호 서비스 안내문 [시흥시 홈페이지 캡처]

시흥시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시흥경찰서가 이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다가 지금은 시흥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직접 시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시범 운영 기간에 경찰이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가입자의 95%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서비스가 덜 알려져 가입자가 많지 않지만 가입한 분들은 많이 좋아한다"며 "앞으로 시민 안전을 위해 이 서비스에 대한 홍보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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