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구의 오랜 역사를 입증해주는 화석. 고대 화석이 발견되는 일은 과학계의 엄청난 이슈인 것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창양(長陽)현을 가로지르는 칭장(淸江)과 연결된 단수이강 강변에서 약 5억1천800만 년 전 캄브리아 초기의 해양 생물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화석군은 지금까지 캄브리아기 최대의 화석군으로 알려진 캐나다 '버지스 혈암(頁巖) 생물군'에 못지않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단수이강 강변에서 진행 중인 화석 발굴 작업 [후 D.J. 제공 미국과학진흥회 홈페이지 캡처]

캄브리아기는 약 5억4천200만 년 전에 시작됐으며 초기의 짧은 기간에 새로운 생물 종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화석에 나타나 '캄브리아 대폭발'로 불리기도 한다. 그 이전에는 '로디니아'로 알려진 초대륙을 둘러싼 바다에 살던 단세포 박테리아나 조류, 기타 미생물이 생명체의 주류였다. 고생물학계가 캄브리아 대폭발을 인지하게 된 것도 1909년부터 캄브리아기 화석을 쏟아낸 버지스 혈암의 발굴이 계기가 됐다.

22일 발표된 이 논문과 '사이언스뉴스'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후 박사 연구팀이 지금까지 이 강변에서 발굴한 캄브리아기 화석은 빗해파리(comb jellies)에서 삼엽충을 비롯한 절지동물, 해면류, 조류에 이르기까지 총 4천351개에 달한다.

이번 화석은 모두 101개 분류군으로 이 중 53%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다. 약 5억800만 년 전의 버지스 혈암 생물군이나 중국 내 또 다른 캄브리아기 화석군인 청장(澄江) 생물군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특히 이전 화석군과 달리 해파리와 빗해파리 비중이 높았다. 빗해파리는 다른 화석군에서는 극히 드물게 발견된 종이다.

단수이강 강변서 발굴된 캄브리아기 생물 화석 [사이언스 논문 캡처]

화석 상태도 풍화나 변성작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매우 양호한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미국 퍼모나대학의 로버트 게인스 연구원은 "단수이강 화석은 캄브리아 초기 생태계의 다른 형태 생물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창"이라면서 "(이전에 확인된) 친숙한 생물도 있지만, 상당수는 새로운 생물 종이다"라고 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된 화석을 '칭장 생물군'으로 지칭하면서 화석의 질이나 다양성 등이 기존 버지스 생물군이나 청장 생물군을 능가하지는 않더라도 필적할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버지스 혈암 지역에서 110년이 지난 지금도 화석이 발굴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단수이강 화석군은 이제 발굴 초기라고 할 수 있으며, 칭장 생물군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중국 시베이(西北)대학의 고생물학자 후둥징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단수이강 강변에서 진행해 온 캄브리아기 생물군 화석 발굴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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