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범죄, 드라마, 코미디, 스릴이 모두 합해진 영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잘 만들면 소위 ‘대박’, 어설프면 ‘흐지부지’가 되어버리기 십상이죠. 특히 영화는 약 2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하기에 많은 장르를 하나로 녹이기 위해서는 탄탄한 구성은 기본, 배우들의 연기, 매력적인 미장센 등이 모여야 합니다. 그런데 감히 모든 것을 하나로 맛있게 만들어 놓은 영화가 있습니다. 타짜 시리즈 중 최고라 평가받는! 조승우와 김혜수를 포함한 백윤식, 유해진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타짜>입니다. 

<영화정보>    
타짜(The War Of Flower, 2006)
범죄, 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 2006. 09. 28 // 한국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최동훈 
배우 –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큰거 한판에 인생은 예술이 된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남루한 삶을 사는 고니. 대학보다 가난을 벗어나게 해줄 돈이 우선이었던 고니는 가구공장 한 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끼게 됩니다. 스무장의 화투로 벌이는 ‘섯다’ 한판! 그런데 그 한 판으로 고니는 3년 동안 모아두었던 돈 전부를 날리고 말죠. (이혼한 누나의 위자료까지 몰래 가지고 나가서 잃은 돈을 따보려 했지만, 결국 고니는 모든 것을 날리고 만다)

그렇게 잃은 돈이 우연이었을까. 고니는 그것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박무석 일행을 찾아 나섰는데, 도박으로 시비가 붙은 한 창고에서 필연같은 우연!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나게 됩니다. 다짜고짜 평경장에게 스승이 되어달라고 한 고니. 잃었던 돈의 다섯 배만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다는 약속을 하고, 평경장과 함께 진정한 타짜가 되기 위한 길에 오르게 되죠. 

드디어 타짜의 길로 들어선 고니! 평경장과 지방원정을 돌던 중 도박판의 꽃, 설계자 정마담을 소개 받고 둘은 서로에게서 범상치 않은 승부욕과 욕망의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고니는 정마담이 미리 설계해 둔 판들에서 큰 돈을 따게 됩니다. 

평경장과의 약속대로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게 된 고니.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주체할 수 없는 것일까. 욕망을 이기지 못한 채 평경장과의 약속을 어기면서 그와 헤어짐을 선택하고 정마담과 함께 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평경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고니는 기차역에서 죽음의 타짜로 불리는 또 한명의 전설의 타짜 아귀를 스치듯 만나게 되고, 이 역시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기차 안에서 평경장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버립니다. (타짜의 전설로 불리는 평경장과 아귀 둘은 모두 서로를 견제하면서 목숨을 건 판을 예의주시해 왔다)

한편 고니는 정마담의 술집에서 벌어진 한 화투판에서 요란스러운 입담으로 판을 흔드는 고광렬을 만나고, 경찰의 단속을 피하던 중 광렬과 함께 정마담을 떠나게 됩니다. 함께 원정을 뛰며 나름의 도박인생을 꾸려가는 고니와 고광렬. 원정 중 우연히 들린 한 술집에서 고니는 술집주인 화란을 만나고 둘은 첫눈에 서로에게 끌리지만 한없이 떠도는 타짜의 인생에 사랑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법. 그들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 못하게 펼쳐지죠.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평범한 삶을 택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고니, 고니를 찾고 돈을 쫓던 욕망의 끝판왕 정마담. 타짜계의 탑이라며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아귀. 그들의 싸움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물러설 곳 없는 꽃들의 전쟁, 그 한판은 어떻게 끝이 나게 될까요. 

<하고 싶은 이야기>    
- 수많은 유행어 

“나 이대나온 여자야”, “늑대새끼가 어떻게 개 밑으로 들어갑니까”, “말이 참 예뻐요. 꽃을 가지고 하는 싸움”, “원래 이 바닥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어” 등 타짜는 영화의 흥행 만큼이나 수많은 명언과 유행어를 남겼습니다. 원조들의 대사향연! 다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 2006년 추석 극장가를 휩쓸었던 영화 
당시 충무로에는 영화 <괴물>이 흥행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소재와 표현들이었고, 괴물은 흥행으로 이어지기 충분했죠. 한편 타짜 역시 기대가 컸습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도 했으며, 화려한 출연진에 기대가 컸죠. 판이 열린 그 꽃들의 전쟁은? 소문난 만큼이나 화려했습니다. 오락성은 기본, 깊은 메시지까지 느낄 수 있었던 영화. 타짜 시리즈 그 어떤 것들 중에서도 여전히 탑으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락도, 게임도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런 저에게 도박이 소재가 되는 영화는 쉽지 않습니다. (그 흔한 ‘광땡’이라는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타짜같은 영화는 절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타짜가 주는 메시지는 소재보다 더 강렬했기에 보고 또 봐도 그들의 짜릿함은 가슴을 찌르는 것 같습니다. 꽃들의 전쟁, 그 세계를 느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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