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별세, 생전 남북 평화 분위기에 "통일보다 위대한 재통일"

(사진=예스24)

'광장'으로 유명한 최인훈 작가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최인훈 작가는 23일 오전 10시 46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 3월 말 대장암 말기 진단을 선고받고 투병하던 끝에,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눈을 감았다.

연합뉴스는 유족들의 말을 빌려 최인훈 작가가 병상에서도 제자들과 평론가들을 격려하고 공개하지 않은 자신의 작품을 다듬었다고 전했다. 최인훈 작가는 1977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이나미 신경숙 장석남 황선미 이병률 강영숙 하성란 백민석 편혜영 김은숙 노희경 등의 걸출한 문학인들을 낳았다.

대표작 '광장'을 필두로 분단의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을 다수 발표한 최인훈 작가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데 대해서 남다른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에 따르면 최인훈 작가는 "통일보다 재통일이 더 위대하다"며 "처음부터 통일되어 있어 끄떡없는 것보다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했다가 여태까지의 흐름을 거슬러서, 그렇게 다시 한국이 통일된다면 참 위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삼단뛰기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삼단뛰기라는 운동의 원칙처럼 한 번, 두 번, 세 번, 같은 뜀박질이라도 세 번째 한 것이 더 위대하다. 그것이 변증법이라는 말의 진정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최인훈 작가는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월남했다. 1959년 단편 '그레이 그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으로 등단했다. '광장'을 비롯해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웃음소리' '총독의 소리'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화두'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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