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국립 중앙 도서관과 더불어 대한민국 양대 국립 도서관으로 꼽히는 국회 도서관. 풍부한 자료와 쾌적한 시설을 보유한 국회 도서관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국회도서관의 미래와 역할에 대해 허용범 도서관장을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다.

PART 1. 국회 도서관, 미래 첨단 도서관의 표준모델을 제시하다

[사진_시선뉴스DB]

-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21대 국회 도서관장 허용범입니다.

- 국회 도서관과 일반 도서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국회 도서관은 국회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존재의 첫 번째 이유입니다. 국회도서관은 의회 도서관으로서 국회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할 때 필요한 각종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데 다른 도서관에는 없는 의회 정보실과 법률 정보실이 있어서 의원들에게 믿을 수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 입법 지원 외에 다른 기능들은 뭐가 있을까요?

그밖에 중요한 기능으로는 국회 도서관이 국가 도서관으로서 기능한다는 것입니다. 국립 도서관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모든 학위 논문이나 정기간행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일반 국민들을 위해 서비스하는 공공도서관의 역할도 하고 있죠. 국회 도서관은 모든 국민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매일 3000명 정도가 방문하고, PC와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자도서관을 통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입법부 기록물 관리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국회 기록 보존소를 통하여 국회 소속기관 모든 기록물을 수집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회 도서관은 국회의 기록물들을 영구적으로 보관하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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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도서관만의 특징이나 자랑거리는 무엇이 있나요?

무엇보다 양질의 학술정보도서와 방대한 디지털 자료를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도서관으로는 최고의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국회 도서관에서는 개인적으로 구입하기가 어렵고 굉장히 고가인 국외DB나 도서들이라 할지라도 꼭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회 도서관은 디지털화 되어있다는 가장 큰 특징이 있어요. 직접 와서 책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90퍼센트 이상은 인터넷에서 이용을 하십니다. 그런 면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할 수 있죠.

- 만약 필요한 자료가 있는데 없다면 자료를 요청할 수도 있나요?

개별 요청을 전부 받아줄 수는 없지만, 있을 만한 책인데 없는 경우라면 홈페이지에 신청이 가능하고 절차를 걸쳐서 구할 수는 있습니다. 국회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는 절차는 먼저 도서 추천위원회에 여러 교수와 연구원들이 분야별로 추천을 하는 책들을 보고, 그 안에서 선정위원회가 선택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 국민들이 국회 도서관의 디지털 자료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우리 도서관은 전국의 411개 대학도서관과 주요 도서관들과 협정을 해서 그쪽에 연결된 아이디로 국회 도서관 자료를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개인으로 접속하면 모든 자료를 볼 수는 없고, 도서관 안에서 이용을 하셔야 하고요. 또 우리 도서관이 가진 620만 권의 책과 수많은 원문 디지털 자료들이 국회도서관 앱에서 검색이 됩니다. 이렇게 디지털 자료를 구축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게 자료를 이용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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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국회 도서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료가 있다면?

우리 국회 도서관에는 홍진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곳에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가 있는데, 이 문서는 국회도서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 외에는 임시 의정원이 생산한 기록물이 전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죠. 임시의정원 의장을 네 차례 역임한 홍진이 해방 후 환국하면서 이 자료를 국내로 가지고 왔으며, 홍진이 별세한 후 유족들이 보관하다가 1967년 우리 국회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이 문서는 임시 의정원 뿐만 아니라 임시정부의 활동내역과 변천 과정을 알 수 있어서 역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원본자료입니다. 그래서 올해 5월에 문화재 710호로 지정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입법과 관련된 자료들 또한 다른 곳에는 없죠. 정부의 모든 서류는 국가 기록원으로 가는데 입법부의 모든 자료는 국회도서관 내 국회 기록 보존소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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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책 외에 다른 것도 보관하는 게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책뿐만 아니라 행정 박물 역시 국회 기록 보존소에서 중요하게 보관하는 대상이죠. 우리나라에 그동안 정당이 많았는데 당이 없어지면 전부 없애버리고 보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의회와 관련된 정당 현판이나 직인 같은 것도 정치적 유산이면서 기록과 역사를 담은 행정 박물이기 때문에 국회 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 국회도서관에는 ‘개인문고’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무엇인가요?

개인문고 같은 경우에는 전, 현직 국회의원이나 사회 각계의 주요 인사들이 책을 기증할 경우 설치하게 됩니다. 이때 기증한 책은 2000권 이상이 되어야 하고요, 도서를 받으면 가치 있는 도서들을 선별하고 심의를 거쳐 설치가 이루어집니다. 현재 총 11개의 개인 문고가 운영 중인데 1993년에 윤치영 전 국회부의장이 기증한 것이 첫 번째 개인 문고였고, 또 3대에 걸친 정일형, 정대철, 정호준 전 의원이 함께 기증한 도서들로 ‘삼대문고’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국회도서관은 개인문고 기증자 본인이나 그 배우자, 자녀에게 국회 도서관 명예 열람증을 부여하고 관외 대출도 가능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도서들이 있다면 버리지 말고 기증이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홍보가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기록 보존에 대한 의식이 생길 수 있다면 입법 활동과 관련된 것들을 국회 도서관에서 잘 보관해서 활용할 수 있겠죠.

-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국회 도서관만의 매력적인 장소가 있다면?

우리 도서관은 3층과 5층에 열람 공간이 있습니다. 특히 5층에서는 한강과 북한산이 내려다보이는 국내 최고의 전망을 갖춘 개인 열람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한 번 이용해보시면 반드시 다시 찾는 곳이라 아침에 줄서서 개실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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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도서관이 나아갈 방향,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도서관이라고 하면 보통 책만을 생각하지만 이제는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디지털 데이터를 생산, 가공, 유통하는 IT연구소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제가 취임하고 올 2월에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중심도서관 비전 선포식’을 열어서 우리 국회 도서관이 미래 도서관의 표준을 만들어갈 것임을 선포했습니다. 또 ‘학술정보 신경망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국회 도서관 뿐만 아니라 1822개의 회원도서관이 전체적으로 협력과 공유를 통해 원문 자료의 디지털화를 이루는 것이 앞으로 미래의 도서관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적 소명을 우리 국회 도서관이 앞장서서 이끌면서 도서관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일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현재 국회 도서관의 발전은 어느 정도 단계인건가요?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까지 우리 일상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 프로젝트로 인공지능 법률비서관인 ‘엑소 브레인’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지금까지는 국회의 입법 활동을 지원할 때 전문 조사관들이 일일이 다른 나라의 입법 자료를 찾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으로 한 번에 자료를 찾아낼 수 있도록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곧 단순 조사나 분석은 컴퓨터에 맡기고 사람은 더욱 가치 있고 창조적인 일에 인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다소 생소하면서도 궁금한 게 많은 국회도서관. 인터뷰를 통해 국회 도서관의 설립 목적과 차별성, 미래의 비전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국회도서관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도서관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변화할 모습이 더욱 궁금해졌다. 다음 시간에는 국회 도서관장으로서 겪었던 이야기와 이루고 싶은 목표를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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