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정책을 추진하는 중에 부모-자녀 격리지침을 냈다가 전세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가 남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이자 부와 권력을 한손에 쥐고 있는 트럼프이지만 미국 국민들에게도, 심지어 와이프에게도 외면받는 트럼프의 모습을 보면 어쩐지 실속 없이 과시적으로 지어진 거대한 건물들, ‘거대건축 컴플렉스’가 떠오른다. 

거대건축 콤플렉스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거대한 건축물에 집착하는 태도를 말한다. 즉 크고 웅장하게 짓는 이유에 그 건물의 실질적 용도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념비적인 한 획을 긋겠다는 과시적인 심리 요인이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건축비평가 ‘데얀 수딕’은 그의 책 ‘거대건축이라는 욕망’에서 거대한 건축물들은 원초적이고 노골적인 자존심 대결의 부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출처/Pixabay

역사적으로 거대건축 콤플렉스에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진시황의 만리장성, 히틀러의 대대적인 수도 정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 건축물에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대 건축물이 지어지는 데에는 지배자의 권력 과시욕, 그리고 하층민의 무참한 희생이 필수적으로 동반되곤 했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자신의 불로장생을 염원하며 궁전 270개와 거대하고 화려한 본궁을 지었다. 민생을 살피지 않은 이 거대한 토목공사는 힘없는 사람들의 막대한 경제적 부담과 노동력 희생을 요구했다. 

이같은 거대 건축 콤플렉스는 단순히 건축물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이외의 나라들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전혀 돌보지 않는 듯 보인다. 지난 2월 트럼프가 한국 GM군산 공장을 폐쇄한 이후 갑작스럽게 생계에 위협을 받은 한국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GM이 한국 군산공장을 폐쇄시키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 것이 모두 자신의 공이라는 발언을 했다.  

또 북핵 문제를 놓고서도 남북 대화가 진전된 것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자신이 북한에 강경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대화가 진전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북회담 성사가 모두 자신의 덕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자신이 이룬 업적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기 좋아하는 트럼프는 이번 난민문제를 다룰 때에도 난민 문제 해결이라는 업적만 생각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지 않는 태도를 이어가다가 민주당과 공화당, 전 세계의 냉랭한 반응에 놀라 한 발짝 물러났다.

트럼프는 자신이 세운 이상적인 미국을 마치 거대한 건축물처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거대하게 세우면 세울수록 힘없는 누군가의 삶은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거대하게 세운 건물이 무너질 때는 작은 건물보다 더욱 큰 여파가 초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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