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정선] 관객과 무대 그리고 오직 마이크와 코미디언. 코미디언의 ‘언변’만으로 관객을 웃겨야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의 필수요소다. 최근 YG 소속의 작가 유병재로 인해 점점 알려지고 있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어떤 코미디일까? 

스탠드업 코미디는 코미디언이 홀로 무대에 서서 마이크 하나만 들고 오직 말로만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 형식이다. 

주로 서구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오직 코미디언의 언변 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려진다는 특징이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무대에서 코미디언이 특정 주제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하는데 관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양방향인 듯 보이지만 코미디언의 말만이 관객에게 전달되고 관객은 이 무대에 참여나 관여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소통방식이라 할 수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입담만으로 관객을 휘어잡을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논리력이 필수이고 이를 전달할 수 있는 뛰어난 전달력과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 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온전히 혼자 다 해내야 하기 때문에 스탠드업 코미디는 굉장히 어려운 장르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주로 서구권에서 발달한 형식이다. 특히 미국에서 크게 번성했는데 1970년대에 미국 각 지역에서는 코미디 클럽이 많이 생겨났고 TV에서도 ‘투나잇 쇼’나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은 스탠드업 코미디들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출연한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 크게 인기를 얻어 대스타로 떠오르면서 미국 코미디의 주류가 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는 ‘투나잇 쇼’에 출연하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명 MC로 인정받았던 ‘자니 윤’이 있고 코스비 가족의 ‘빌 코스비’, 배우로 익숙한 ‘에디 머피’와 ‘로빈 윌리엄스’ 등이 있다. 특히 ‘로빈 윌리암스’는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던 코미디언으로 그를 배우로만 알고 있었다면 절반만 알고 있었다고 할 정도로 스탠드업 코미디의 대가였다.

또한 미국의 국민MC로 알려졌던 토크쇼 진행자 ‘제이 레노’ 역시 스탠드업 코미디로 일어선 대표적인 코미디언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얘기한다. 특히 영미로 대표되는 서구권은 표현의 자유가 우리의 상식을 아득히 넘어설 정도로 보장이 되기 때문에 인종, 성, 종교, 정치, 범죄나 장애 같은 민감한 사안까지 거리낌 없이 주제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스탠드업 코미디가 발달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도했지만 정치적, 사회적 이유로 표현의 자유가 매우 제한되어 TV출연을 금지 당하거나 고초를 당하는 등 제재를 당했다. 

이후 문민정부에 들어서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 형식을 빌려 온 ‘개그콘서트’가 큰 인기를 끌게 되었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유로 서구권식 표현의 자유는 성사되지 못했다. 

내용이 아닌 형식만으로 스탠드업 코미디 중 가장 성공한 경우는 개그콘서트의 엔딩 코너였던 ‘네가지’라 할 수 있다. 네 명의 남자가 한 명씩 말로써 관객을 웃기는 이 코너는 형식적으로는 스탠드업 코미디였지만 주제는 주로 자학성이라 사회적인 풍자 등 여러 주제를 다루는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유병재가 본격 스탠드업 코미디를 표방한 ‘블랙 코미디’를 선보이며 특유의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언변으로 많은 화제를 이끌어 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소한 형식인 스탠드업 코미디. 우리나라에 역량이 충분한 코미디언이 없어서 이 장르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펼치기에는 소위 ‘불편한 사람들’이 많고 이 불편한 사람들의 영향력이 강하다 보니 한정된 주제와 수위로밖에 진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게 되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도’를 넘는 언행들이나 정치적인 목적의 언행들도 스탠드업 코미디로 포장되어 남발 될 것이다. 하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사람도 성숙되어야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 언제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활성화 될 수 있을까? 아니 과연 이 장르가 제대로 활성화는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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