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QM3'의 흥행 조짐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초도물량 1000대가 7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르노 본사와의 협상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파격적인 가격을 이끌어 낸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의 리더십과 '수입차 영업 귀재' 박동훈 부사장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QM3가 고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르노삼성 '회생계획(Revival Plan)'에도 탄력이 붙게됐다.

 
■'명불허전' QM3 7분 만에 완판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QM3 사전계약을 실시, 불과 7분 만에 연내 한정판매 물량 1000대의 계약이 종료됐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반응에 놀란 모습이다. 이미 한정판매 물량이 소진된 상황에서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전계약이 쇄도하고 있다.

르노삼성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고객들이 공식적인 사전계약에 앞서 영업사원들에게 선계약을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매가 종료된 이후에도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1.5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의 파워시프트 DCT가 장착된 QM3는 L당 18.5㎞의 획기적인 연비를 인증 받았다. QM3의 인기는 유럽에서 먼저 인증됐다. 유럽에선 캡처(CAPTUR)란 이름으로 올해 3월부터 판매 중인데 판매 7개월 만에 유럽 소형 자동차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추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3가 생산되는 스페인 공장은 연말에 장기간의 휴가에 돌입한다"며 "본격적으로 공장이 가동되면 추가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내년 3월 순차적으로 국내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보+박동훈' 시너지효과

QM3의 흥행대박은 2250만~2450만원의 파격적인 가격대가 큰 효과가 있었다. 캡처는 현재 유럽에서 약 3000만원(2만1100유로)에 팔리고 있다. 운송비.관세 등을 감안하면 QM3의 국내 시판 가격은 파격적인 셈. 수입 소형 디젤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킬 만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낮은 가격은 프로보 사장의 작품이다. 프로보 사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본사에 지속적으로 알려 유리한 가격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캡처가 유럽지역 외에서 판매되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프로보 사장이 한국시장을 얼마나 비중있게 생각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QM3 판매를 진두지휘했던 박동훈 부사장의 역할도 컸다. 지난 8월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영업본부장으로 영입된 박 부사장은 르노삼성에 합류하자마자 영업사원 교육을 직접 챙길 정도로 QM3 판매에 사활을 걸었다.

이번에 QM3의 흥행 성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박 부사장의 이후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공공연하게 QM3의 경쟁모델이 폭스바겐의 골프라고 밝혔던 박 부사장이 친정에 자신의 건재함을 알린 셈이다.

■내년 회생계획 조기 종료 목표

QM3가 대박 조짐을 보이면서 르노삼성은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3년으로 예정된 회생계획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QM3의 당초 판매 목표를 연간 4000대 수준으로 잡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자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 최소 5000대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산공장에서 내년부터 닛산 '로그'를 연간 7만대 생산해 북미로 수출한다. 르노-닛산과 공동 개발하는 미쓰비시의 북미수출용 중형 세단도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황은영 르노삼성 홍보본부장(상무)은 "QM3 판매 호조와 수출용 차량 위탁생산이 확대되는 내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를 통해 회생계획도 1년 앞당겨 마칠 수 있을 것 보인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2008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2011년 이후 해마다 2000억원 전후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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